지난 12일 오전, 경남FC 사무국에 경남도청(경남도)의 감사 소식이 전해졌다. 건전한 조직을 위해 감사는 필수적인 절차. 하지만 분위기가 묘했다. 경남FC는 이미 지난해 12월 감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큰 문제가 없었다. 불과 1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뤄지는 재감사에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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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 속에 경남의 행정은 '올스톱'됐다. 지난해 클래식으로 승격, 야심차게 2018년을 맞이하려 했지만 시작도 하기 전에 발목을 잡혔다. 당장 2018년 시즌권 판매도 못하고 있다. 예정에도 없던 '묻지마 감사' 탓이다. 지난 시즌의 경우 경남은 2016년 12월 말 2017년 시즌권 및 티켓북 판매 공지를 했고, 2017년 1월 3일엔 시즌권 온라인 판매를 개시했다.
홈 경기 준비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다. 경남FC의 2018년 첫 홈 경기는 3월 4일 상주전으로 올시즌 경남의 홈 개막전이다. 이어 10일 제주전도 경남의 홈 경기다. 기분 좋은 홈 2연전으로 클래식 항해를 시작하려던 경남FC는 도의 정치적 압박에 속수무책이다. 도민을 맞이할 그 어떤 준비도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향후 발생할 모든 문제는 결국 경남FC가 해결해야 할 몫으로 남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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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가 실무까지 다 하는데 1부 리그에 걸맞게 사무국 기능 강화도 필요하다"는 것이 사무국장직 부활에 대한 한 대행의 설명. 감사를 통한 조 대표 압박과 동시에 사무국장 부활로 사무국을 직접 통제하려는 복안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낙하산 인사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말이 도는 건 무리가 아니다. 실제, 한 축구인의 구체적 실명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축구인은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절대 아니"라고 극구부인하고 있지만, 소문은 점점 구체화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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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격의 기쁨도 잠시, 경남FC는 사시나무처럼 떨면서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경남FC의 클래식 홈 개막전, '도민 모시기'가 아닌 '구단주 모시기'가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