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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전현장분석]손흥민, 투입 후 어떻게 경기를 바꿨나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8-01-08 10:14 | 최종수정 2018-01-08 10:14



[웸블리(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손흥민(토트넘) 본인은 부인했다. 여러가지 이유를 댔다. '운'과 '시간'이 맞았다고 했다. 일리는 있다. 하지만 기자석에서 제 3자의 눈으로 봤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손흥민은 윔블던전에서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그리고 그 덕분에 토트넘은 7일 영국 런던 웸블리에서 열린 2017~2018시즌 FA컵 3라운드에서 윔블던을 3대0으로 이기고 FA컵 4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다. 과연 손흥민은 어떻게 경기를 바꿨을까.


이날 토트넘은 4-1-3-2 전형을 들고 나왔다. 상대 밀집 수비로 나설 것을 예상했다. 허리에서부터 힘으로 윔블던의 수비를 깨부수겠다는 생각이었다. 허리에는 무사 뎀벨레, 빅터 완야마, 무사 시소코가 나섰다. 투톱 페르난도 요렌테와 해리 케인의 뒤에서 공수를 조율한 선수로는 에릭 라멜라가 나섰다. 중원에서의 공격 작업은 쉽지 않았다. 윔블던은 최전방 라일 테일러를 제외한 9명의 선수가 수비로 나섰다. 윔블던의 중앙은 단단하고 두터웠다.

측면도 문제였다. 전문적인 측면 공격수가 없었다. 라멜라는 측면이 아닌 중앙에서만 경기를 펼쳤다. 좌우 풀백이 측면 공격의 전부였다. 왼쪽 풀백은 카일 워커-피터스, 오른쪽 풀백은 키어런 트리피어였다. 두 선수 모두 돌파보다는 크로스가 더 강한 스타일이었다. 양 선수는 날카로운 측면 크로스를 계속 올렸다. 성공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윔블던의 문전에는 체격조건 좋은 수비수들이 즐비했다. 미드필더들까지 내려오면서 수비를 했다. 토트넘 선수들의 머리보다 윔블던 선수들의 머리에 걸리는 빈도가 훨씬 높았다.

후반 13분 손흥민이 요렌테와 교체되어 들어갔다. 전형도 바뀌었다. 4-2-3-1 전형이었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 배치됐다. 들어가자마자 측면을 흔들었다. 왼쪽에서 뒷공간으로 파고들었다. 그에 맞춰 라멜라가 크로스를 했다. 슈팅까지 이어지지 않았지만 위협적인 움직임이었다.

출발점이었다. 윔블던 수비진은 당혹스러워했다. 한층 강해진 측면 공격에 흔들렸다. 후반 18분 케인의 첫 골도 측면인 오른쪽에서 시작했다. 20분의 골 역시 왼쪽에서 시작됐다. 이 골 뒤에는 손흥민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이 있었다. 워커-피터스가 볼을 잡았을 때 손흥민은 뒷공간을 침투하려고 했다. 윔블던 수비진들이 뒤로 움직였고 워커-피터스에게 공간이 생겼다. 이 공간을 치고 들어간 뒤 슈팅했다. 볼은 수비수 맞고 굴절되어 케인 앞으로 배달됐다. 케인이 가볍게 마무리했다. 여기서 경기는 사실상 마무리됐다.

손흥민의 활발한 측면 움직임. 이는 분명 토트넘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동시에 3대0 완승의 디딤돌이 됐다. 포체티노 감독도 경기 후 "손흥민이 경기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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