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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은 마지막까지 '파격'이었다.
김 위원장은 '홍콩의 히딩크'로 불린다. 1997년 현역 은퇴 뒤 중경고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던 김 위원장은 2000년 플레잉코치 신분으로 홍콩 레인저스에 입단하며 홍콩 축구계와 연을 맺었다. 2005년 K리그 부산 코치로 4시즌간 활약하며 3차례 감독대행직을 맡기도 했던 그는 2009년 다시 홍콩으로 건너가 2년간 사우스차이나를 거쳐 홍콩 23세 이하(U-23) 및 성인 대표팀을 이끌었다. 이 시기 동아시아경기대회 우승, 동아시안컵 결선행 등의 성과를 내며 홍콩체육지도자상을 받기도 했다. 2011년 경남 코치로 잠시 복귀했던 김 위원장은 2012년 다시 홍콩으로 건너가 최근까지 홍콩 대표팀을 이끌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2차예선에서는 중국과 두 차례 무승부를 일궈내며 주목 받았고, 홍콩 축구 발전 장기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등 '홍콩 축구의 대부'로 활약했다. 장기간 해외 체류로 폭넓은 경험 뿐만 아니라 영어 구사력까지 갖춰 행정가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축구협회는 김 위원장 선임을 발표하면서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지도자로서의 역량과 행정 업무에 필요한 자질은 충분히 검증된 분'이라며 '국가대표 선수를 경험하지 않은 축구인들도 능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중요한 직책을 맡을 수 있는 사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까지 선임되면서 축구협회의 쇄신도 일단락된 모양새다. 앞서 홍명보 전무, 이임생 기술위원장, 박지성 유스전략본부장 등 1990년 이후 A대표 출신들이 협회 전면에 포진했다. 조직-인사 개편 역시 마무리 되면서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은 커지게 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