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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대표팀도,전북 재계약도...' 이동국의 세상당당 '사이다' 소신발언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7-11-02 16:51



실력은 모든 편견을 이긴다.

서른여덟의 나이에 70골-70도움 기록을 달성하고, 대표팀에 재승선하고, 사랑하는 팀 전북을 우승시키고, 우승결정전에서 전인미답의 200호골 대기록까지 수립한 이동국(38·전북 현대)은 거침없었다. 2일 오후 전북 봉동 전북클럽하우스에서 열린 '우승 자축'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200호 우승골의 주인공 이동국은 전북 선수단을 대표해 '아끼는 후배' 이재성(25)과 나란히 공식 인터뷰에 나섰다.

나이에 대해서도, 은퇴에 대해서도 대표팀에 대해서도, 구단을 향해서도, 어떤 곤란한 질문에도 망설이거나 에둘러가는 법이 없었다. 오롯한 실력 하나로 K리그 클래식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지난 20년간 한결같이 달려온 이동국은 두려울 것이 없었다. '사이다'처럼 속시원한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200호골과 동시에 전북 우승을 확정한 지난달 29일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제주전 직후 이동국은 "올시즌이 마지막일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한다"는 은퇴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던졌었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동국은 선수생활을 이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 "현재로서는 뛰는 것이 행복하다. 아직 후배들에게 밀린다는 생갭다 더할 수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올여름 감독님으로부터 함께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분은 좋았다. 아직은 내가 필요한 선수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너무 감사했다. 짐이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늘 했다. 그런면에서 채찍질하면서 해왔다. 이곳이 되든 다른 곳이 되든 선수생활을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끔 주위에서 많이 말씀해주신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전 직후 은퇴를 시사한 배경도 솔직히 밝혔다. "어느 감독님께서 한국축구가 발전되지 않는 것은 이동국같은 노장 스트라이커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것 때문이라도 은퇴를 해야 하나 생각도 했다. 그러나 이동국이라는 선수가 여기까지 오기 위해 노력한 부분은 이야기하지 않으셔서 섭섭했다. 후배들 위해 은퇴해야 하나 생각도 하지만 그보다는 후배들이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동국을 대표팀에서 아름답게 보내줘야 할 때라고 말한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의 발언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또렷히 밝혔다. "제 역할은 월드컵 본선 진출이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내가 대표팀에서 제외된 것이 뉴스에 나오는 것이 신기하다. 제가 한국축구에, 그리고 전북에 아직 필요한 선수구나 느껴지고, 그동안 열심히 해온 것같아 고맙다"고 했다. "대표팀에서 제외 된 것에 대해 실망하거나 그러진 않았다"고 했다. "대표팀 갔다온 후 비난도 많다.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뛰고 있는데 그것이 비난을 받아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선수로서 제 역할을 늘 생각한다. 국가를 대표해서 뛰는 것은 최고의 선물이다. 은퇴하는 순간까지 이 말을 지키고 싶다. 제 자신을 채찍질 하면서 선수로서 최고의 기량을 만드는 것, '이동국'을 보여줄 수 있도록 계속 잘 준비하겠다."

올시즌 FA가 되는 이동국은 전북을 언제 떠날 것인지 생각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올시즌에도 그런 생각을 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재계약할 때 보통 추워지기 전에는 했는데 올해는 유난히 이야기가 없었다. 에이전트도 구단에 이야기했는데 별이야기가 없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떠나야할 시기인가 생각도 했었다. 감독님, 스태프와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하고 좋다. 감독님도 필요한 선수라고 하셨지만 구단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고…, 이동국이 원하면 계약할 것이라는 말을 언론을 통해 들어는데, 그말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가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동국이 원하면 계약하겠다'는 말은 반대로 말하면 '다른 팀에 간다면 놔줄 수도 있다는 뜻인가' 그런 생각도 들었다"며 전북과의 재계약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내비쳤다. "올시즌 FA가 되는데 FA대박, 해외진출도 생각해야겠다"는 농담으로 마무리했다.

진인사대천명,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고, 뜻한 바 모든 것을 이뤄낸 서른여덟 '사자왕'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았다. 세상 거칠 것 없이 당당했다.
봉동=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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