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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었던 쓴소리와 개혁의 철학이 과연 빛을 발할까.
대전은 변화에 목말라 있다. 1997년 창단 이래 사장이 16명이나 바뀌었으나 줄곧 밑바닥이었다. 20주년을 맞은 올 시즌에는 이영익 전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물러났고 윤정섭 대표이사는 외풍에 시달리다 결국 사표를 던졌다. 챌린지(2부리그) 최하위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 축구계 안팎에서는 '정치적 입김에서 벗어난 전문 경영인에게 구단을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대전시 측은 '구단 재건을 위해선 비전문가보다 프로스포츠에 대한 이해가 있는 전문 경영인을 데려오는 게 적절하다'는 판단 하에 김 대표에게 자리를 맡기기로 결정했다. 김 대표는 "총감독을 해보니 행정도 지도자 기술을 접목해야 한다는 것을 느껴 마지막으로 한국 축구를 위해 일해보기로 했다"며 "축구 발전을 위한 방향으로 서로 화합하며 상생할 수 있도록 색다른 방식으로 구단을 운영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도자 출신 CEO'는 낮설지 않다. K리그 클래식 대구FC를 잔류로 이끈 조광래 대표이사와 승격에 도전하는 챌린지(2부리그) 최만희 대표이사가 대표적이다. 조 대표는 지역 내 스폰서십 강화뿐만 아니라 숙원이었던 축구전용구장 건립 추진 등 여러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 대표 역시 안정된 리더십과 구덕운동장에서의 홈경기 개최를 통한 바람몰이 등 부산이 올 시즌 호성적을 내는데 기여했다.
한때 '축구특별시'로 불렸지만 이제는 눈물밖에 남은 게 없는 대전. 김 대표가 운명을 손에 쥐었다. 그가 40여년 동안 부르짖었던 개혁을 실천해 대전을 환골탈태 시킬지 주목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