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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막판 3위 쟁탈전 '전북에 물어봐?'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7-11-01 20:56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전북 현대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이동국이 가족들과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전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10.29/



'ACL 출전권, 전북에 물어봐?'

2경기를 남겨둔 K리그 클래식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경쟁이 치열하다.

2위 제주(승점 65)에 이어 수원(승점 60), 울산(승점 59), FC서울(승점 58)이 3∼5위에 몰려 있다.

승점 차로 볼 때 큰 이변이 없는 한 제주의 준우승이 유력시된다. ACL 플레이오프 기회가 주어지는 마지막 3위를 놓고 수원, 울산, 서울 3대 명가가 몰렸다.

한 경기라도 패했다가는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는 상황. 무시할 수 없는 변수가 생겼다. 전북이다. 전북은 지난 36라운드에서 조기 우승을 확정, 샴페인을 이미 터뜨렸다.

이 과정에서 올시즌 전북이 세운 기록들도 눈부시다. 4년 연속 우승 (2014, 2015년 K리그, 2016년 ACL, 2017 K리그) K리그 통산 5회 우승 팀 통산 10회 우승 4년 연속 전구단 상대 승리 (2014~2017년) 최강희 감독, 최연소, 최단 기간, 단일팀 , 최소 경기 200승 달성 K리그 클래식 출범 후 최초 100승 달성도 모자라 베테랑 이동국은 70골-70도움에 이어 전인미답의 통산 200호골까지 달성했다.

팀으로나, 감독-선수로나 남은 2경기에서 기를 쓰고 달성해야 할 업적이 사실상 없다. 이재성이 도움 랭킹 4위(9개)로 1위 윤일록(서울·12개)을 추격하는 정도다.

공교롭게도 3위에 근접한 수원과 울산이 전북과의 일전을 각각 남겨놓고 있다. 울산은 37라운드, 수원은 38라운드 최종전이다. 울산, 수원으로서는 은근히 경기 외적인 변수를 기대할 수 있다.


이룰 것을 다 이뤄놓은 전북 선수들이 상대를 잡겠다고 악착같이 뛰어야 할 동기요인이 없다. 최강희 전북 감독 역시 한 시즌 고생한 선수들 대신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를 배려할 수 있다. 더구나 전북은 신태용호의 11월 평가전에 김진수 최철순 이재성 등 3명을 대표팀에 보내야 한다. A대표팀 사령탑을 경험한 최 감독 입장에서 현재 신태용 감독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안다. 리그 경쟁이 끝난 마당에 대표팀 차출 자원을 이왕이면 좋은 컨디션에서 보내는 게 대표팀을 배려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런 변수들은 당장 전북을 상대해야 하는 울산으로서는 호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전북이 져주기를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총력전을 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것만으로도 울산은 부담을 덜 수 있다.

하지만 수원은 전북과의 최종전이 반갑지 않을 수 있다. 전북이 다른 경기는 몰라도 수원은 꼭 이기고 시즌을 마감하겠다고 전열을 재정비할 게 농후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1일 시즌 3번째 맞대결(1대1 무)에서 일어난 불상사가 또다른 변수다. 당시 1-0으로 앞서던 수원이 후반 33분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과정에서 판정 시비가 일었고, 경기가 끝난 뒤 원정팀의 최 감독은 수원 팬들로부터 막말 세례를 받는 등 기분이 몹시 상했다. 최 감독은 인터뷰에서 "수원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수원이 K리그를 리드하는 팀이 되기를 바랐는데 안타깝다. 오늘 외국인 선수까지 제스처를 하는 걸 봤다. 할 얘기는 많지만 해프닝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며 일침을 가했다.

수원은 2015년 최종전 승리(2대1) 이후 2무4패로 2년째 전북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이참에 전북전 징크스를 털고 ACL 기회도 얻어야 하지만 1개월 전 사건의 앙금이 아직 가시지 않아 이래저래 찜찜하다.

결국 3위 싸움의 '열쇠'를 쥐게 된 전북. '전북 효과'가 막판 판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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