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진호 별세 이후…감독 건강검진 사각지대 없앤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7-10-31 15:58 | 최종수정 2017-10-31 21:07



앞으로 K리그 감독-코치들의 건강검진 결과 제출이 의무화된다.

최근 급성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난 조진호 전 부산 아이파크 감독과 같은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해 평소 K리그 감독의 건강관리를 강화하자는 취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0월 31일 2017년 제2차 의무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권고안을 마련했다.

권고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K리그 클래식-챌린지 소속 모든 구단은 코칭스태프의 건강검진 상세 결과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기본 신체검사와 혈액 검사뿐만 아니라 심장초음파 검사 결과까지 반드시 제출하도록 할 예정이다. 심장초음파 검사 결과까지 의무 제출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고 조진호 감독 사례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프로축구연맹은 스포츠조선이 조 감독 사망사건을 계기로 K리그 코칭스태프의 건강검진 실태 특별기획<스포츠조선 10월 19일자 보도>을 통해 대다수 감독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을 고발하자 발 빠르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당시 스포츠조선 취재 결과 클래식 12개 구단 가운데 3∼4곳을 제외한 나머지 구단들은 코칭스태프의 건강검진을 매년 파악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프로스포츠 코칭스태프는 개인사업자 지역건강보험 가입자로 분류돼 있어서 일반 직장인(사업장건강보험)과 달리 사각지대에 놓일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었다. 선수들은 매년 등록 시 건강 관련 기록을 제출하는 게 필수적이었지만 코칭스태프는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였다.


연맹도 이같은 지적이 제기된 직후 발빠르게 K리그 모든 구단을 상대로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스포츠조선 보도와 같은 내용의 심각성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마련된 의무위원회의 코칭스태프 건강검진 의무화 방안은 권고안이다. 최종 결정은 11월 20일 K리그 각 구단 대표가 참석하는 이사회에서 내려질 예정이다.


연맹 관계자는 "평소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지만 팀 성적, 선수단 관리에 신경쓰느라 개인적 건강 관리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는 코칭스태프의 애환을 덜어주자는 취지에서, '제2의 조진호 감독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이사회에서 관련 안건이 통과되는데 별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각 코칭스태프는 지역건강보험을 통하든, 구단의 사원복지 제도를 통하든 매년 건강검진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억지로라도 건강상태 점검을 통해 질병 예방, 조기 치료로 돌발적인 불상사를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그렇지 않아도 조 감독 별세 이후 코칭스태프의 건강검진을 확대키로 한 구단들도 환영하는 입장이다. A구단 관계자는 "조 감독 사건 이후 구단 직원 건강검진 때 코칭스태프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제 건강검진이 의무화됐으니 감독들의 건강 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체적으로 코칭스태프의 건강검진을 실시해 온 구단 측은 "구단 입장에서 코칭스태프의 건강검진까지 챙겨주는데 드는 비용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인재를 보호하고 코칭스태프에게 안정적인 근무환경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결코 아깝지 않은 비용이다. 늦었지만 건강검진 의무화는 잘된 정책"이라고 환영했다.

고 조진호 감독은 허망하게 빈손으로 떠났지만 K리그에 의미있는 제도 변화를 물려주고 떠난 셈이다.

한편, 연맹 의무위원회는 K리그 산하 유소년팀들의 의무지원 시스템 정비를 위해 대책도 마련키로 했다. 대한스포츠의학회가 주관하는 '전문의 인증 교육'을 통해 축구 관련 전문의들을 양성하고, 해당 전문의들을 각 지역별로 풀(Pool)을 구성해 유소년 선수들의 부상 관리를 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18년부터 각 구단별 유소년 선수들을 전담하는 주치의 제도를 시범 도입해 개선 및 보완점을 파악한 뒤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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