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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의 심장' 이근호가 투혼의 멀티골로 강원을 패배에서 구했다.
후반전은 뜨거웠다. 후반 초반부터 전남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3번의 잇단 코너킥 찬스, 위협적인 움직임이 이어지더니 삼세 번만에 기어이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1분 자일의 크로스를 이어받은 호주 출신 토미의 헤딩 선제골이 터졌다. 강원 골키퍼 이범영의 펀칭이 빗나가며 그대로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후반 6분 강원 진영을 드리블 돌파로 거침없이 뚫어내는 전남 미드필더 김영욱의 움직임은 저돌적이었다. 마지막 슈팅이 아쉽게 골문을 빗나갔다. 김영욱은 후반 8분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강원 문전을 위협했다.
후반 13분, 자일의 왼발이 번뜩였다. 역습 과정에서 토미가 중원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이어받아 치고 달렸다. 오범석과의 1대1 맞대결을 이겨내며 침착하게 쐐기골을 밀어넣었다. 시즌 16호골을 쏘아올리며 데얀과 나란히 득점 2위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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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이 6분새 2골을 내주며 2-2, 다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후반 35분 전남 프리킥 찬스, 김영욱의 날선 크로스에 이은 허용준의 헤딩을 강원 골키퍼 이범영이 막아섰다. 디에고가 몸을 날리며 날린 슈터링이 골대를 맞고 튕겨나오자 문전에 자리잡고 있던 이근호가 몸을 날리며 머리로 필사적인 헤딩골을 밀어넣었다.
3대4로 석패한 전북전에서 3골 모두에 관여하며 2도움을 기록한 이근호는 이날도 2골1도움으로 3골에 모두 관여했다. 만회골, 동점골 도움, 역전골까지 기록하며 '왜 이근호인가'를 여실히 증명해보였다.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돌아온 직후 이근호는 피곤을 무릅쓰고 선발을 자청했고, 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며 강원을 지켰다. 부상에서 돌아온 정조국 역시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위기에 강한 베테랑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강원이 홈에서 3-2 역전승을 확정짓는가 싶던 순간,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 절체절명의 세트피스에서 '전남 영건' 허용준의 간절한 헤딩 동점골이 터졌다. 후반에만 6골이 쏟아지는 난타전 끝에 양팀은 3대3으로 비겼다.
이날은 노상래 전남 감독의 K리그 클래식 사령탑 100번째 경기였다. 2골을 먼저 넣고 3골을 내주면 자칫 패할 뻔한 경기, 허용준의 한방이 전남을 살렸다. 원정에서 값진 승점1점을 지켰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