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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 K리그 클래식 소속이었던 성남FC는 스플릿 사선을 힘겹게 넘나들고 있었다. 선두다툼을 벌이면서 장밋빛 꿈을 꾸던 시즌 초반과는 딴판이었다. 빈약한 선수층, 무승행진 속에 날이 선 화살은 김학범 감독(현 광주FC)을 향했다. 김 감독은 반전을 외쳤지만 구단이 선택한 카드는 경질이었다. 이후 성남은 대행체제로 반등을 노렸지만 승강플레이오프까지 거둔 승리는 단 1승 뿐이었다. 창단 첫 강등의 눈물을 뿌린 뒤 후회했지만 버스는 지나간 뒤였다.
우선, 탄탄한 선수층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근호를 필두로 주전 대부분이 건재하다. 부상으로 세 달 가까이 쉬었던 정조국도 지난 10일 전북 현대전에서 복귀해 골맛을 봤다. 주전, 백업 간의 기량 차가 약점으로 지적되지만 주전들의 실력만으로도 충분히 돌파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베스트 전력은 좋은 편이다.
둘째, 경쟁 구도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현재 승점 40으로 6위를 지키고 있는 강원과 7위 포항(승점 34) 간의 간격은 6점이다. 스플릿까지 남은 5경기에서 강원이 3승1무를 기록하면 자력으로 그룹A행이 확정된다. 포항의 상황에 따라 그룹A행은 조기 확정될 수도 있다. 포항을 쫓고 있는 전남(승점 31·8위), 대구(승점 30·9위), 인천(승점 27·10위), 상주(승점 25·11위)와의 격차는 더 크다. 광주(승점 20·12위)는 이미 제쳤다.
물론 변수는 있다. 박 감독대행 체제에서 강원이 꾸준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전북전에서는 전반에만 4실점을 하면서 초반에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 득점으로 격차를 1골차로 좁히기는 했지만 불안감을 남겼다. 경고누적과 퇴장, 부상 등 돌발변수를 메울 만한 백업 부족과 만만찮은 동기부여로 무장한 상대와 맞서며 누적될 피로감을 어떻게 극복할 지도 지켜봐야 할 요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