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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13분 등번호 20번을 단 '꼬마' 선수가 출격준비를 마치자 일본 취재진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관중석 한켠을 채운 일본 서포터스 역시 그 선수가 볼을 잡을때마다 탄성을 질렀다. 주인공은 '일본의 메시' 구보 다케후사(16·FC도쿄)였다.
2015년 FC도쿄 U-15팀에 입단한 구보는 1년만에 U-18 팀으로 월반했고, 2016년 11월 J3 경기에 데뷔하며 J리그 역대 최연소 출전 기록을 경신했다. 구보는 지난 4월 J3리그 세레소 오사카 U-23 팀과 경기에 15세 10개월 11일의 나이로 득점에 성공, 역대 J리그 최연소 득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지난해 11월 일본 U-19 대표팀에 역대 최연소(15세 5개월 20일)로 뽑힌 구보는 U-20 월드컵 대표팀까지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구보는 이번 대회에서 세네갈의 우세이누 니앙에 이어 두번째로 어린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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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는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쉽게 볼을 찼다. 넓은 시야가 돋보였다. 주변 선수들에게 툭툭 내주며 템포를 만들어갔다. 빈곳이 생기면 송곳같이 파고들었다. 물론 1m67에 불과해 수비시나 공격시 상대와 몸싸움에서는 이겨내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를 뛰어 넘는 영리함이 있었다. 신체적으로 성장한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재능만큼은 분명해보였다. 일본은 남아공을 상대로 2대1 역전승에 성공하며 첫 판부터 기분좋은 승점 3점을 챙겼다.
한편, '아프리카 예선 1위' 잠비아는 포르투갈을 꺾고 짜릿한 첫승을 신고했다. 잠비아는 21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포르투갈과의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2대1로 이겼다. 잠비아는 후반 6분 칠루피야, 후반 31분 사칼라의 연속골로 승기를 잡았다. 포르투갈은 후반 추가시간 헬데르가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승부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C조의 다른 경기에서는 이란이 후반 36분 터진 메흐디카니의 결승골을 앞세워 코스타리카를 1대0으로 제압했다.
수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