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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골 먹으면 두 골, 두 골 먹으면 세 골 넣으면 된다."
신 감독의 철학은 확고하다. '이길 땐 화끈하게, 지더라도 재미있는 축구를 해야 한다.' 그래서 선택한 게 '돌려치기'다. 패스를 한 뒤 능동적인 2차 움직임으로 빠르게 공간을 창출, 효과적으로 상대 수비에 균열을 내는 전술이다. 패스를 받는 사람은 이미 그 다음 움직임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파괴적인 돌리치기를 위해선 풀백 오버래핑이 필수적이다. 신태용호의 측면 수비수들은 윙어처럼 움직임다. 이승우-조영욱-백승호로 구성된 스리톱과 풀백 오버래핑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신태용표 공격축구가 완성된다.
하지만 우려도 있다. 수비는 다소 헐겁다. 세네갈전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상대 공격수와의 1대1 대결서 밀렸다. 위치 선정도 불안했다. 특히 세트피스 방어가 잘 되지 않았다. 세네갈전 2실점 모두 세트피스 상황서 나왔다. 신 감독은 "솔직히 세네갈전은 '무전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준비한 게 많지만 전력 노출을 우려해 모든 것을 감췄다"며 "수비적으로도 우리가 짜놓은 존(Zone)들이 있다. 하지만 그대로 하지 않았다. 선수들에게 '알아서 하라'고 했을 뿐"이라며 개의치 않았다.
신 감독은 다양한 패를 쥐고 흔드는 '전술가'다. '난 놈', '여우'가 그의 별명이다. 그러나 짚을 건 짚어야 한다. 큰 대회일수록 수비가 중요하다. 아무리 화력이 강해도 골을 못 넣으면 아무 소용없다. 반대로 실점하지 않으면 적어도 패하지는 않는다.
바로 지난해 신 감독이 직접 피부로 느꼈다. 신 감독은 2016년 리우올림픽 사령탑으로 나섰다. 당시 손흥민 황희찬 석현준 권창훈 류승우 등 뛰어난 공격수들을 대거 보유했다.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12골을 넣었다. 피지전에서만 8골을 넣었고, 독일을 상대로도 3골을 기록했다. 한국은 2승1무로 올림픽 최초 조별리그 1위로 8강에 올랐다. 공격력으로 세운 새 이정표였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온두라스에 0대1로 무릎 꿇었다. 경기력은 좋았다. 판을 주도했다. 결정적 찬스도 수 차례 맞았다. 그러나 결실을 맺지 못했다. 온두라스의 역습 한 방에 무너졌다. A대표팀 주전 수비수 장현수가 있었음에도 일격을 허용했다.
현 U-20 대표팀의 흐름은 분명 좋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다. 세계무대에서 한국은 아직까지 도전자다. 신태용호의 목표는 8강, 그 이상이다.
그 어떤 순간에도 '리우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