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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의 발품스토리]'함성, 난입, 전설, 비 그리고 무지개' 화이트하트레인 118년 역사 마지막 날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7-05-15 09:23


ⓒAFPBBNews = News1

[화이트하트레인(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하늘도 비를 내려 마지막을 슬퍼했다. 그리고 무지개를 띄워 축하의 말을 전했다.

118년 역사가 막을 내렸다. 화이트하트레인이 14일 열린 토트넘과 맨유의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경기를 끝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토트넘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화이트하트레인을 잠시 떠난다. 이 자리에 새로운 경기장을 지어올린다. 이미 한쪽 스탠드는 거의 완공단계다. 다음 시즌인 2017~2018시즌은 잿리에서 홈경기를 치른다. 그리고 2018~2019시즌 6만1600석 규모의 새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AFPBBNews = News1
경기 시작전부터 화이트하트레인 앞은 인산인해였다. 다들 경기장의 마지막과 추억을 남기느라 바빴다. 카메라를 끄집어내서 사진을 찍었다. 북쪽 스탠드 앞 광장은 더욱 붐볐다. 거의 완성된 새 경기장의 북쪽 스탠드가 바로 앞에 있었다. 팬들은 새 경기장과 예전 경기장을 함께 사진에 담았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공존이었다.

매치프로그램(경기 잡지) 판매대 앞에도 사람들이 몰렸다. 이날 매치프로그램의 가격은 10파운드였다. 평소 3.5파운드보다 2배 이상 비쌌다. 특별판이었다. 그럼에도 팬들은 몇권씩 프로그램을 샀다. 역사였기 때문이다.

경기장 앞에서 만난 존(70)과 믹(69)은 "감회가 새롭다. 어렸을 때부터 계속 온 경기장이었다.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날"이라고 말했다. 팬들은 화이트하트레인 새 경기장 공사현장을 둘러싼 펜스에서도 사진을 찍었다. 이곳에는 토트넘의 주요 장면을 담은 사진들이 래핑되어있었다 이영표의 얼굴도 있다. 다들 저마다의 방법으로 마지막을 추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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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축제였다. 경기 시작전 토트넘 관중들은 전부 깃발을 흔들며 마지막을 기념했다. 토트넘 선수들은 손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전반 6분과 후반 3분 골을 집어넣었다. 맨유는 1골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경기 내내 팬들은 노래를 부르고 함성을 외치고 박수를 쳤다. 역사상 마지막 경기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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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관중들은 일제히 경기장으로 뛰어들었다. 행사를 위해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선수들을 붙잡고 사진을 찍고 노래를 불렀다. 팬들은 20여분간의 자유를 만끽했다. 구단은 팬들에게 경기장 밖으로 나가줄 것을 계속 요구했다. 30여분 가까이 지난 후에야 팬들은 경기장에서 나왔다.


그리고 30여분이나 더 지난 뒤 고별 세리머니가 시작됐다. 화이트하트레인의 역사를 담은 동영상이 상영됐다. 주요 장면들이 나오자 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역사를 추억했다.


ⓒAFPBBNews = News1
갑자기 비가 내렸다. 화이트하트레인의 마지막을 슬퍼하는 비였다. 비가 오는 와중에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피터 크라우치, 테디 셰링엄 등 48명의 레전드들이 한명씩 걸어나왔다. 48명의 레전드들은 3만여 팬과 함께 토트넘의 응원가를 합창했다.

이제 현역 선수들의 차례였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함께 등장했다. 엄청난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신기하게도 비가 그쳤다. 그리고는 하늘에 무지개가 떴다. 무지개 아래에서 3만여 팬들과 48명의 레전드 그리고 선수단이 '글로리 글로리 토트넘핫스퍼'를 불렀다. 꽃가루가 뿌려졌다. 황홀한 마무리였다. 레전드와 선수들은 경기장을 한바퀴 돌았다. 팬들에게 인사하고 화이트하트레인에게 작별을 고했다. 아름답게 118년의 역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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