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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축구는 정말 재미있어요."
청운의 꿈을 꿨다. 하지만 벽은 높았다. 대학 무대에서 떵떵거렸던 정원진, 프로에선 잘 먹히지 않았다. 정원진은 "생갭다 빨리 출전 기회를 얻었다. 첫 경기는 나름대로 괜찮게 했던 것 같은데 이후 플레이가 잘 안 됐다"며 "팀도 고전을 하면서 '내 탓'이라는 생각에 더 힘들었다. 열심히 하려 할 수록 더 늪에 빠지는 것 같은…, 그런 시간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고난의 쳇바퀴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었다. "포항에서 방을 혼자 썼다. 혼자 있는 내내 내 플레이에 대해 생각했다. 고민 또 고민해도 해법이 보이지 않았다"며 "같이 뛰던 형들은 정말 클래식에서 알아주는 실력자들이었다. 그 형들을 보면서 나를 돌아보니 내 자신이 작아지는 것 같은 생각까지 들었다"고 털어놨다. 정원진은 2016년 K리그 클래식 11경기에 출전했다. 결코 적지 않은 기회, 하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뜨기도 전에 빛을 잃는 숱한 샛별 중 하나로 전락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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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반 걱정 반으로 김 감독과 만난 정원진. "신기했다. 말수가 없으신데 전술 지시는 디테일하다. 그리고 시킨대로 뛰니까 골이 들어갔다."
눈을 떴다. 거칠 게 없다. 챌린지 7경기에 나서 벌써 3골-2도움이다. FA컵까지 포함하면 통산 4골. 정원진은 "경남 축구는 정말 재미있다. 이게 진짜 원팀이구나 싶다"며 "11명이 하나로 뛰면서도 선수 개인의 장점과 개성이 살아있다"고 말했다.
정원진은 "내가 잘 한 건 없다. 감독님 지시대로, 형들이 도와준 대로 했다"며 "지금처럼 축구 즐거운 적이 없는 것 같다. 시즌 내내 즐기며 축구하고 싶다"고 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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