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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은 행동하게 한다.
하지만 광주에는 '스타'가 없다. 예산이 빠듯하다. 영입을 하더라도 지켜낼 여력이 없다. 강원으로 떠난 MVP 정조국이 대표적이다. 광주의 선발 명단을 보면 23세 이하 선수들이 많다. 7~8명쯤 된다. 그나마 줄어든 게 이 정도다. 지난 시즌엔 10명 넘은 적도 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단지 돈이 없어서다.
선수층 얇은 건 두 말 하면 잔소리. 안 그래도 없는 살림, 더 힘들어졌다. 클래식 4라운드 제주전(1대1 무)에서 정영총 이한도가 부상으로 쓰러졌다. 정영총은 오른쪽 발등 골절, 이한도는 발목 인대 파열이다. 둘 다 복귀에 5주 이상 걸린다.
그럼에도 광주는 기가 죽지 않는다. 평소처럼 늘 당당하다. "언제는 우리가 뭐 있었간디?" 기영옥 단장은 걱정이 없다. 대신 믿음이 있다. "우리 애들이 안 유명해도 잘 해." 남기일 감독도 웃는다. "우리는 언제나 어려웠다. 쉽다면 그게 더 이상하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씹어야 한다. 그래야 산다. 남 감독은 "리그 초반에 어려운 일들이 생겨 오히려 다행이다. 어차피 위기는 항상 도사리고 있는 것"이라며 "광주는 선수 몇 명 빠진다고 색깔 못 내는 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결핍은 광주를 강하게 단련시켰다. 선수단 대부분이 창창한 20대 초중반이지만, 그들은 언제나 '끝'을 생각한다. '광주에서도 자리 못 잡으면 끝장'이라는 마음가짐. 광주는 절박함으로 뛴다.
돈 없지만 '깡'이 있고, 스타 없어도 '원팀'이라는 믿음으로 뭉쳤다. 광주 선수들은 한 목소리다. "모두가 광주를 약팀이라고 해요. 우리도 다 알아요. 그런데 자신 있어요. 솔직히 우리랑 붙어서 쉽게 경기하는 팀 없어요."
광주의 역사는 도전 그 자체다. 2015년 승격팀 최초로 클래식 잔류를 달성했다. 2016년엔 클래식 8위로 구단 창단 이래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주린 배를 참고 큰 꿈을 꾼다. 꿈을 꾸는 한 광주는 '약팀'이 아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