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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감독(63)은 그 동안 A대표팀에서 유럽식 전술을 가동해 왔다. 거창해 보이지만 간단하다. 기본 포메이션만 정해주고 세밀한 움직임과 조직력은 전적으로 선수들에게 맡겼다. 대부분 유럽 사령탑들이 활용하는 지도법을 한국 축구에 적용시킨 셈.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지도법에 대해 비난 여론이 고개를 든 적도 있었다. 지난해 10월 이란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 당시 졸전 끝에 0대1로 패하자 팬들은 슈틸리케 감독의 무색무취 전술을 입방아에 올렸다.
덩달아 슈틸리케 감독이 가지고 있는 관념이 한국 축구 문화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한국 축구는 다소 긴장감을 고취시키기 위한 분위기 관리를 비롯해 세밀한 전술과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것이 국내 지도자들의 중론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 2년6개월 만에 바뀌었다. 자신의 교습법을 바꾸기로 했다. 23일 중국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6차전은 디테일로 승부수를 던지기로 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슈틸리케 감독이 깜짝 놀랄만한 전술을 준비 중이다. 중국전에서 그 전술을 가동할 것"이라며 귀띔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중국전 준비 속에 세밀함을 더할 수 있었던 건 설기현 코치와 차두리 분석과의 역할이 컸다. 대표팀 관계자는 "슈틸리케 감독이 설 코치, 차 분석관과 얘기를 나눈 뒤 한국 선수들의 특성과 습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됐다"며 "이제 한국 선수들에게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깨달은 것 같다"고 전했다.
관건은 짧은 소집기간 안에 선수들이 슈틸리케 감독이 준비한 전술을 얼마나 그라운드에서 보여줄 수 있느냐다. 슈틸리케 감독의 깜짝 전술 이식 작업이 잘 이뤄져야 필승의지를 다지고 있는 중국을 넘을 수 있는 묘수가 될 수 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