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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선수 학점 C 기준 출전 제한, 형평성 논란 불가피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7-03-07 23:32


이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정부와 학계는 '공부하는 운동 선수'를 키워내려고 한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해온 선수들은 일반 학생들 처럼 학교 수업을 제대로 이수하지 않았다. 오로지 운동에만 집중했다. 그러면서 "운동 선수들도 학생으로서 일정한 수업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일부 대학들이 이런 움직임을 주도했다. 이런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주말리그제를 도입해, 운동 선수들도 평일에는 가능한 수업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우후죽순 처럼 늘었던 대회도 일부 축소해, 수업 가능 일수를 늘렸다. 이런 변화의 과정에서 선수, 지도자 그리고 학부모의 입장차가 제법 있었다.

KUSF, 학점으로 제동 걸다

그 연장 선상에서 또 하나의 고비가 찾아왔다.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 회장 장호성 단국대 총장)는 2017년부터 평균 학점 C 미만인 대학 운동 선수들(102명)의 경기 출전에 제동을 걸고 있다. 하지만 대학 스포츠 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공부하는 운동 선수'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학점으로 경기 출전 기회를 막는 건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KUSF가 만든 학점 미달 선수들의 출전 제한 기준은 2016학년도 1~2학기 성적이다. 해당 경기는 KUSF가 주최하는 대회다. 2010년 탄생한 KUSF에는 총 93개 대학이 가입돼 있고, 축구 농구 배구 핸드볼 종목이 연관돼 있다.

KUSF는 운동 선수들에게도 공부를 시키고 싶었다. 2년 전에 이미 이런 결정 내용을 공지했다. 유예 기간을 둔 것이다. KUSF는 지난 3일 유관 축구 관련 단체(대한축구협회, 대학축구연맹 등) 관계자들과 협의를 했다. 오는 24일 시작하는 축구 U리그 대회 규정에 KUSF의 이번 조치를 넣어달라는 요청을 했다. KUSF가 축구 U리그의 대회 운영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KUSF를 U리그 주최나 주관으로 보지 않는다.

축구협회의 거부와 형평성 논란

U리그를 운영하고 주최하는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는 7일 KUSF의 요청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학축구연맹(회장 변석화)도 대한축구협회와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대학축구연맹 한 고위관계자는 "취지가 좋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러나 U리그에는 KUSF 가입 대학 51개교만 참가하는 게 아니다. 비가입된 34개 대학도 있다. 형평성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대회부터 당장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담당자에 따르면 이번 U리그에 학점 규정을 적용하면 출전하지 못할 축구 선수가 상당수 된다. 대학 명문 Y대 축구부 같은 경우는 대회 출전 참가가 어렵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일부 대학에선 2016년 2학기 학점 관리를 하면서 매우 엄격하게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터진 정유라의 이화여대 사건(체육특기자 특혜 문제)으로 대학 스포츠 선수들이 예전과 달리 나쁜 학점을 많이 받은 것이다.


"학점이 아니라 학칙 대로 하자"

대학축구연맹은 KUSF의 이번 학점 규정은 일반적으로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학칙에도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 모든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학사 경고 제도 외에 스포츠 선수들에게 이같은 학점 규정을 둬서 대회 출전을 막을 경우 불이익이 따르기 때문에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다. 대학 스포츠 선수들이 향후 취업하는데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의 반발까지도 예상된다. 대학 졸업을 앞둔 운동 선수 A를 키우는 학부모는 "학점은 대학 별로 판단 잣대가 다르다. 또 학교 별로 운동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학업이나 성적의 수준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대학들의 차이를 감안하지 않고 학점 C로 못박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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