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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새해 첫 행보를 시작했다.
월드컵 진출 조기 확정은 슈틸리케호는 물론 팬들도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개최국으로 자동 출전한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는 2006년 독일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마지막 경기 전 일찌감치 본선행을 확정했다. 반면 2014년 브라질월드컵은 최종전에서 운명이 결정됐다.
러시아를 향한 혈전도 반환점을 돌았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은 12개팀이 두 개조로 나뉘어 팀당 10경기씩을 치른다. 각 조 1, 2위가 본선에 직행한다. 3위는 아시아와 플레이오프(PO)에 이어 북중미 팀과 대륙별 PO도 치러야 한다.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위치다.
최종예선 6차전은 다음달 23일 열린다. 슈틸리케호는 중국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중국전 직후 고국으로 다시 돌아와 닷새 후인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시리아와 격돌한다. 이어 카타르(6월 13일·원정), 이란(8월 31일·홈)전에 이어 종착역인 10차전에서 우즈벡(9월 5일·원정)과 맞닥뜨린다.
자력으로 조기에 월드컵 진출을 확정짓기 위해선 우즈벡과의 최종전 전까지 치르는 4경기에서 '전승'을 해야 한다. 그러면 승점 22점이 된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미 월드컵 본선 진출에 필요한 승점을 22점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여정은 만만치 않다. 최종예선 후반기에는 원정이 1경기 더 많다. 슈틸리케호는 최종예선 원정에서 단 1승도 없었다. 시리아와 득점없이 비겼고, 이란에는 0대1로 무릎을 꿇었다. 홈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9차전은 '승점 6점'짜리 경기다. 이란전 4연패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하면 슈틸리케 감독의 바람은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분위기를 타는 것이 중요한다. 중국과의 올해 첫 A매치가 분수령이다. 원정 아픔의 악순환를 끊으면 가벼운 발걸음으로 전진할 수 있다.
물론 변수도 상존한다. 이란은 카타르(원정)→중국(홈)→우즈벡(홈)→한국(원정)→시리아(홈), 우즈벡은 시리아(원정)→카타르(홈)→이란(원정)→중국(원정)→한국(홈)과 차례로 맞붙는다. 이란-우즈벡의 8차전 결과에 따라 한국은 반사이익을 누릴 수도 있다. 또 이란이나 우즈벡이 이변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경우 또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올해는 어느 때보다 의욕적인 각오를 안고 있다. 휴가 때는 친척, 지인들을 만나거나 한국에서 하지 못한 일들을 하는 편이다. 하지만 올해는 하루 빨리 한국에 돌아와 대표팀과 최종예선 일정을 구상하고 싶었다"며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2017년 한국 축구는 꽃길일까, 흙길일까. 갈림길 앞에 선 한국축구의 명운이 슈틸리케 감독에 달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