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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볼트' 황일수 "이젠 스피드 뿐 아닌 다양한 장점 봐달라"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7-02-06 18:22


제주 황일수(왼쪽)가 지난달 23일(한국시각) 태국 치앙마이 알파인골프리조트에서 열린 치앙라이FC와의 연습경기에서 공간을 찾아 침투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빠른 거 말고도 잘 하는 거 많은데…."

황일수(30·제주)가 머쓱해하며 웃었다. 황일수의 별명은 '황볼트'다. 대구FC 소속이던 2011년, 당시 대구서 열린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우사인 볼트에 빗대어 붙여진 애칭이다. 그만큼 빠르다는 의미다. 황일수는 100m를 11초 초반대로 주파한다.

황일수는 프로 데뷔 첫 해인 2010년 대구 유니폼을 입고 4골-5도움을 올리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이듬해 리그 32경기에 나서 4골-3도움을 기록했다. 그리고 2012년 리그 40경기 6골-8도움에 이어 2013년엔 8골-4도움으로 정점을 찍었다. "감독님과 동료들의 도움이 있어 좋은 기록을 올렸던 것 같다."

황일수는 2014년 제주로 이적했다. 적응은 필요 없었다. 이적하자마자 리그 31경기에 출전해 7골-3도움을 올렸다. 황일수는 "패스 플레이를 하는 제주와 내 장점이 맞아서 잘 적응했던 것 같다"고 했다.

황일수는 국가의 부름을 받아 2015, 2016년 상주에서 활약을 했다. 두 시즌 연속 2골-4도움을 올리며 상주의 돌풍을 이끌었다.

상승일로였던 황일수에게 시련이 닥쳤다. 지난해 9월 전역을 앞두고 부상을 했다. "눈 앞이 깜깜했다. 그래도 노력하면 빨리 회복될 줄 알았다."

하지만 상황은 기대와는 반대로 흘렀다. 조기 복귀에 대한 집념이 오히려 화를 불렀다. 황일수는 "빨리 돌아오려 조바심을 냈던 게 악영향을 끼쳤다. 계속 재발했다"고 했다. 제주로 복귀한 뒤에도 치료에만 전념했다. 결국 제주서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쳐야 했다. 팀이 클래식 3위로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티켓을 얻었지만 크게 웃을 수 없었다.

그렇게 맞은 2017년. 부상은 사라졌다. 하지만 또 하나 극복해야 할 과제가 생겼다. 나이다. 어느덧 30대. 신체 능력이 서서히 저하될 시기다. 황일수는 "아~ 스피드가 그 동안 밥벌이였는데…"라며 웃은 뒤 "그렇지만 막상 그렇게 느려지지도 않았다. 아직도 상당히 빠른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간 '황볼트'라는 별명 탓에 스피드만 부각됐지만, 사실 황일수는 강력하고 정확한 슈팅력을 갖춘 예리한 드리블러다. 기술도 탁월하다. 황일수는 "일단 내 별명을 사랑한다"고 운을 뗀 뒤 "이젠 스피드 뿐 아니라 다양한 장점을 부각시키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K리그 뿐 아니라 ACL 경기도 치러야 하는데 언제 어떤 경기에 뛰더라도 120% 활약하는 선수라는 점을 팬들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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