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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거 말고도 잘 하는 거 많은데…."
황일수는 2014년 제주로 이적했다. 적응은 필요 없었다. 이적하자마자 리그 31경기에 출전해 7골-3도움을 올렸다. 황일수는 "패스 플레이를 하는 제주와 내 장점이 맞아서 잘 적응했던 것 같다"고 했다.
황일수는 국가의 부름을 받아 2015, 2016년 상주에서 활약을 했다. 두 시즌 연속 2골-4도움을 올리며 상주의 돌풍을 이끌었다.
하지만 상황은 기대와는 반대로 흘렀다. 조기 복귀에 대한 집념이 오히려 화를 불렀다. 황일수는 "빨리 돌아오려 조바심을 냈던 게 악영향을 끼쳤다. 계속 재발했다"고 했다. 제주로 복귀한 뒤에도 치료에만 전념했다. 결국 제주서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쳐야 했다. 팀이 클래식 3위로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티켓을 얻었지만 크게 웃을 수 없었다.
그렇게 맞은 2017년. 부상은 사라졌다. 하지만 또 하나 극복해야 할 과제가 생겼다. 나이다. 어느덧 30대. 신체 능력이 서서히 저하될 시기다. 황일수는 "아~ 스피드가 그 동안 밥벌이였는데…"라며 웃은 뒤 "그렇지만 막상 그렇게 느려지지도 않았다. 아직도 상당히 빠른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간 '황볼트'라는 별명 탓에 스피드만 부각됐지만, 사실 황일수는 강력하고 정확한 슈팅력을 갖춘 예리한 드리블러다. 기술도 탁월하다. 황일수는 "일단 내 별명을 사랑한다"고 운을 뗀 뒤 "이젠 스피드 뿐 아니라 다양한 장점을 부각시키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K리그 뿐 아니라 ACL 경기도 치러야 하는데 언제 어떤 경기에 뛰더라도 120% 활약하는 선수라는 점을 팬들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