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화장실 파괴사건' 셀틱-레인저스 희한한 감정대립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7-01-14 13:27





지난해 희대의 화장실 초토화 사건으로 감정이 틀어진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셀틱과 글래스고 레인저스가 황당한 기싸움으로 확전하고 있다.

일명 훌리건들의 화장실 초토화 사건은 지난 9월 10일(한국시각) 영국 글래스고 셀틱 파크에서 벌어졌다. 당시 레인저스는 2016∼2017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5라운드, 4년 만에 열린 올드펌 더비에서 셀틱에 1대5로 참패했다. 그러자 완패에 성난 레인저스 팬들이 셀틱 경기장의 화장실을 초토화시켰다. 변기와 세면대를 박살내는가 하면 천장까지 무너뜨리는 등 폭격맞은 모습이 됐다. 이들의 난동 장면은 경기장 카메라에 고스란히 찍혔다.

당시 관할 경찰은 수사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셀틱은 내부 조사로 조용히 처리하려고 했다. 그러나 레인저스 측과 보상 협상이 지지부진했던 모양이다. 셀틱은 사건이 발생한 지 4개월이 넘도록 파괴된 화장실 보수 비용을 보상받지 못하자 희한한 방법의 특단책을 꺼내들었다.

현지 언론 아이리시 뉴스는 14일 '셀틱이 화장실 보수 비용으로 충당하기 위해 레인저스로부터 3만5000파운드(약 5000만원) 어치의 입장권을 구입한 뒤 대금을 묶어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6년 마지막 날(12월 31일) 레인저스의 홈구장 아이브록스스타디움에서 셀틱과 레인저스의 리턴매치가 열렸는데 이때 셀틱이 7500장의 입장권을 받은 뒤 치러야 할 구입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는 것. 이른바 '외상값'을 볼모로 상쇄하자는 '묘수(?)'인 듯하다.

이에 대해 레인저스는 "지난달 리턴매치때 셀틱이 2대1로 승리했지만 경기장 관중석이 셀틱 서포터스에 의해 파손되는 등 우리도 비슷한 피해를 겪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셀틱 측은 "아이브록스스타디움에서 어떤 중대한 파손 행위가 발생했는지 관련 정보를 들은 바 없다"고 주장했다.

레인저스 구단 대변인은 "아이브록스에서 일어난 파손과 복구 비용에 대한 집계를 구단 차원에서 해왔다. 이 사건에 대한 협상도 진행중이다"면서 "피해 보상 비용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맞섰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핵꿀잼' 펀펌+'핵미녀' 디바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