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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결승]'외로운 싸움' 수원 "비장의 응원이벤트"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6-11-24 21:16


2016년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미디어데이가 2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렸다. 수원 서정원 감독과 염기훈, 홍철, 서울 황선홍 감독과 고요한, 주세종이 우승컵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주년을 맞은 FA컵 사상 처음 성사된 '슈퍼매치' 수원과 서울의 경기로 치러질 결승전 1차전은 오는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1.24/

"온통 적들밖에 없잖아요. 우리끼리라도 똘똘 뭉쳐야지요."

FA컵 결승전을 앞둔 수원 삼성 관계자들의 다짐. '일당백'의 비장함이 묻어난다.

오는 27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수원과 FC서울의 2016년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1차전 '슈퍼파이널'을 맞아 내부 결속에 전력을 쏟고 있다.

고립무원의 수원 입장에서는 '우리' 외엔 기댈 곳이 없다. 이번 결승 매치를 바라보는 역학 구도상 주변은 온통 적들 뿐이기 때문이다.

수원이 적은 당장 눈 앞의 서울 뿐이 아니다. 서울의 승리를 손모아 응원하는 세력이 더 많다. 제주와 울산이 대표적이다.

한국축구에 배정된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은 총 3.5장. K리그 정규시즌과 FA컵 우승팀, 정규시즌 2위팀이 본선 직행이고 3위는 플레이오프에 출전한다.

정규시즌 순위에 따라 3장은 이미 정해졌다. 하지만 '더블크라운'을 노리는 서울이 열쇠를 쥐게 됐다. 이미 ACL 출전권을 확보한 서울의 FA컵 우승 여부에 따라 하위팀들의 운명이 바뀐다. 3위 제주는 '어부지리'로라도 ACL 플레이오프 꼬리표를 떼고 싶다. 4위로 정규시즌을 마친 울산은 더 간절하다. 현재 스코어로는 ACL 출전이 무산됐지만 서울이 ACL 출전권 2장을 모두 가져갈 수 없으므로 규정에 따라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얻을 수 있다. 당연히 서울을 응원할 수밖에 없다. 수원으로서는 참 외로운 전쟁이다.

그래서 거국적인 내부 결속에 나섰다. 이번 1차전에서는 입장권 예매 폭주로 최소 3만5000명 이상 관중이 모일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 여기에 수원 구단과 서포터스는 회심의 응원 이벤트로 기선을 제압한다는 구상이다.


김 호 전 수원 삼성 초대감독이 27일 수원-FC서울의 FA컵 결승을 앞두고 수원 응원을 염원하는 영상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수원 삼성


수원 서포터스는 전례없는 장관을 연출하는 매머드급 카드섹션 응원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수원 서포터의 응원은 N구역(9600여석)에서 주도했다. 하지만 올 시즌 처음으로 본부석 맞은 편 E구역(1만2000여석)을 모두 개방하기로 하면서 집중응원 영역이 경기장의 절반까지 대폭 확대될 방침이다.

경기 당일 수원 서포터스는 E구역 일반석 관중이 함께 참여하는 대형 카드섹션을 깜짝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 삼성의 홈 경기에서 이처럼 대규모 카드섹션이 등장하는 것은 최근 몇 년 새 처음이다.

카드섹션에서 어떤 문구를 선보일지는 철저하게 극비에 부치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에서 '붉은악마'가 '절대승리'라는 카드섹션 응원을 펼친 바 있다. 슈틸리케호는 2대1 짜릿한 역전승으로 카드섹션에 화답했다. 수원 팬들도 그 정도의 기운을 기대하는 듯하다.

구단은 수원 팬과 레전드가 함께 하는 릴레이 응원 영상을 제작해 '수원팬 대동단결'의 팬심을 자극할 예정이다. 수원 서포터모임 '프렌테트리콜로'를 이끄는 김한수 대표를 비롯해 수비수 곽희주, 이관우 수원 U-12팀 감독 등 현역 '수원맨'과 김 호 용인축구센터 총감독(수원 초대감독), 차범근 2017년 20세이하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수원 제2대 감독), 이운재 전 올림픽대표팀 골키퍼 코치 등 수원의 레전드가 릴레이 영상에 참가했다.

여기에 구단은 소장용 기념티켓 1만장을 제작해 팬들에게 선착순으로 나눠주기로 했다. FA컵 우승으로 아시아 무대로 날아가자는 염원을 담아 비행기 티켓을 형상화한 이 입장권은 과거 FA컵 우승 당시 대회 MVP(최우수선수)로 선정됐던 서정원(2002년), 이운재(2009년), 염기훈(2010년)의 사진을 실어 팬심을 자극할 예정이다.

수원 관계자는 "수원 선수들은 수원 특유의 뜨거운 응원 열기라면 반드시 승리한다고 믿고 있다. 응원전부터 상대를 압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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