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까지 함께 못해서 미안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이때 이으뜸의 왼발이 '한 건'했다. 후반 17분 오른쪽 측면 부근에서 광주가 프리킥 찬스를 얻었다. 키커는 이으뜸. 다소 거리가 있어 직접 슈팅이 힘든 위치였다. 방법은 단 하나. 골키퍼와 수비라인 사이 틈으로 예리하게 감아차야 했다. 이으뜸은 심호흡을 한 뒤 도움닫기를 했다. 공은 이으뜸의 발을 떠났다. 제대로 들어갔다. 골이 나올 수 있는 유일한 궤적으로 휘어져 갔다. 이으뜸의 '택배 프리킥'을 김민혁이 헤딩으로 틀어 넣었다. 1-1. 이후 추가 득점 없이 1대1로 비겼다.
광주의 패배를 막은 이으뜸은 "차는 순간 감이 좋았다"면서도 "그런데 정말 골까지 연결될 줄은 몰랐다. (김)민혁이가 헤딩을 잘 한 것 같다"며 웃었다.
광주는 다음달 2일 서울과 클래식 33라운드를 벌인다. 서울전은 이으뜸이 입대하기 전 마지막으로 출전할 수 있는 경기다. 하지만 이별이 더 일찍 찾아올 공산이 크다. 남기일 광주 감독은 "이으뜸에게도 정리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기에 서울전에서는 이으뜸을 출전시키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24일 포항전이 이으뜸의 고별 무대가 될 공산이 크다. 포항과의 대결은 이으뜸에게 고별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으뜸은 3월 12일 포항과의 올시즌 리그 개막전에서 2-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24분 경고 두 장을 받아 퇴장당했다. 이으뜸 퇴장 후 광주는 3골을 내리 실점했다. 다행히 후반 추가시간 김정현의 페널티킥으로 3대3 무승부를 거뒀다.
포항과의 악연이 이어졌다. 7월 3일 안방에서 치른 두 번째 포항전. 이으뜸은 치명적인 헤딩 백패스 실수로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광주는 0대1로 패했다. 이으뜸은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경기에 포항을 만난게 오히려 다행이다. 계속 죄책감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꼭 만회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가기 전까지 최선을 다해 팀의 상위 스플릿 진입을 이룰 것"이라고 입술을 깨물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