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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게 싸웠다.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5월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 의혹이 불거졌다. 2013년과 2014년에 벌어져 뒤늦게 밝혀진 사건이었지만 사회 통념상 전북에 대한 비난이 거셌다. 그래도 인내했다. 최 감독과 선수들은 경기력으로 억울함을 삭혔다.
하지만 시즌의 종착역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최 감독과 선수들의 인내심이 폭발했다.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전북-수원과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전북은 결과로 외부요인을 잠재웠다. 그러나 뒷맛은 개운하지 않았다. "축구 감독이 앵무새도 아니고 지치고 힘들다. 이런 경기가 홈에서 계속된다. 앞으로 선수들한테 말할 명분도 없는 것 같다. 30경기 연속 무패 신기록을 세운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최 감독의 한 마디는 씁쓸했다.
물론 시각차는 존재한다. 전북은 자신들이 유리한 입장에서만 상황을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누가 봐도 이날 판정은 기준이 애매모호 했다. 최 감독은 "우리 입장에서 얘기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나는 매 경기 선수들에게 모든 걸 받아들이고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한다"며 "내가 힘들다고 하는 것은 선수들이 정상적인 틀 안에서 경기를 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 직면한게 한 두 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외부적인 요인을 강하게 비판했다.
지쳤지만 고지가 눈앞이다. 곱지 않은 시선은 견뎌야 한다. 최 감독은 "분명 조성환도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개선이 돼야 하는 부분이 보인다. 선수들을 지도하는 입장에서 '받아들여야 할 운명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겨내야 한다'고 말을 해왔지만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얘기해줄 명분이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외부요인으로 인해 최 감독이 간신히 끌고온 동력이 사라질까. 전북은 '풍전등화'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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