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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울산월드컵경기장. 울산과 광주가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에서 격돌했다. 전반 킥오프 전 동전 던지기를 통해 선축을 가리고 있다.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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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걷히긴 커녕 더 짙어졌다.
분기점을 앞둔 K리그 클래식의 스플릿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29라운드를 마친 현재 3위 울산 현대(승점 42)부터 10위 수원 삼성(승점 34)까지 8팀이 중위권 혈투를 펼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정도 명암이 갈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막판까지 물고 물리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긴장감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29라운드의 주인공은 광주와 수원이었다. 광주는 상주(승점 40·48득점·5위)와의 클래식 29라운드에서 승리를 가져가면서 승점 40(35득점)으로 7위에서 6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수원은 같은날 성남(승점 38·7위)을 제압하면서 기사회생 했다. 전남(승점 36·8위)도 무패 가도를 달리고 있는 전북 현대를 상대로 먼저 두 골을 내주고도 따라잡는 저력을 발휘하며 값진 승점 1을 추가했다. 반면 제주(승점 41·4위)와 울산은 승점 1을 나눠갖는데 그쳤고 상주와 성남은 각각 광주, 수원에 덜미를 잡히면서 그룹A 진입 목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강등권인 수원FC에 덜미를 잡힌 포항(승점 35·9위)도 표정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K리그 스플릿 시스템은 2013년부터 3시즌 간 이어져왔다. 올 시즌과 같은 12팀 체제에서의 스플릿은 2014~2015시즌 두 차례 펼쳐졌다. 2014년 그룹A막차를 탄 울산이 승점 47, 지난해 33라운드에서 극적으로 그룹A에 합류했던 제주가 기록한 승점은 46이었다. 올 시즌 현재 1경기를 더 치른 울산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33라운드까지 4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팀별로 2차례 이상 맞대결을 남겨두고 있어 구도는 더욱 복잡해졌다. 지난 두 시즌 간의 기록과 8팀이 현재까지 확보한 승점, 남은 경기 일정 등을 종합해보면 올 시즌 스플릿 매직넘버는 47점이다.
47점에 가장 근접한 울산은 여전히 불안하다. 나머지 7팀보타 1경기를 더 치른 상황이다. 남은 3경기서 2승은 해야 안정권이다. 그러나 포항, 성남, 인천 등 경쟁팀들도 눈에 불을 켜고 있는 상황이라 혈전은 불가피하다. 제주 역시 FC서울과 전북을 차례로 만나는 가시밭길이다. 상주, 전남과의 후반부 맞대결까지 버티는 수밖에 없다.
광주에 덜미를 잡힌 상주는 급해졌다. 33라운드에서 전북과 맞붙기 전 상대하는 인천, 전남, 제주전에서 2승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하는 입장이 됐다. 광주도 서울과의 33라운드 전 맞붙을 전남, 수원, 포항전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야 그룹A행의 희망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30점대에 발목이 잡혀 있는 4팀들은 더욱 힘겨운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수원에 덜미를 잡힌 성남은 수원FC, 울산, 전북, 포항을 상대로 3승까지 따내야 하는 처지다. 전남과 포항은 남은 4경기 중 한 번만 미끄러져도 그룹A행의 꿈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가장 열세인 수원은 4연승을 해도 그룹A행을 장담하기 어렵다. 실낱같은 기적을 바라 볼 뿐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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