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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약이요? 아직 보여드릴게 많아요."
올시즌 안현범이 옷을 갈아입었다. 오른쪽 윙백으로 뛴다. 원래는 공격수였다. 그런데 자연스럽다. 학창시절부터 다양한 포지션을 두루 소화해봤다고 한다. 그래도 스스로에게 100점을 주기엔 모자랐다. 안현범은 "많이 부족하다. 공격을 주로 했기 때문에 공격 가담할 땐 괜찮은데 수비 상황에서 위치 선정이나 안정감 같은 부분은 더 키워야 한다"고 자평했다.
시즌 초반과 확연히 달라진 경기력. 별 다른 비결은 없다. 간절함을 잃지 않았을 뿐이다. 안현범은 "경기에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즐겁다.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출전하고는 있지만 아직 확고한 주전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더 잘 해야 한다"고 했다.
한데 정신력 만으로는 장염을 이겨내고 풀타임을 소화하기 어렵다. 도핑 때문에 약을 복용할 수 없다. 어떻게 극복했을까. 안현범은 "막상 경기장에 들어가니까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웠다. 뛰는 동안 전혀 증상을 못 느꼈다"고 했다. 천상 축구선수인 모양이다.
측면의 지배자라는 표현이 있다. 측면 자원이 공격과 수비를 모두 장악할 때 쓰는 표현이다. 안현범이 서서히 이 용어에 걸맞는 선수가 되고 있다. 90분 풀타임을 내달리는 체력, 빠른 스피드 여기에 돌파와 슈팅도 좋다. 그의 종횡무진 활약이 제주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현범이 웃었다.
"활약이요? 아직 보여드릴게 많아요."
안현범은 꿈을 꾸고 있다. 제주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하는 것이다. 희망도 품고 있다. "앞으로 계속 성장하면 언젠가 A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찌는 계절. 22세 윙백 안현범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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