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은퇴 선언' 메시 잡기 위해 대통령까지 나섰다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6-06-28 19:45


ⓒAFPBBNews = News1

아르헨티나 축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아르헨티나는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저지의 메트라이프스타디움에서 열린 칠레와의 2016년 코파아메리카 센테나리오 결승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2-4로 패했다.

아르헨티나의 에이스 리오넬 메시(29·바르셀로나)가 자책의 눈물을 터뜨렸다. 메시는 승부차기 첫 번째 키커로 나섰다. 그러나 메시의 슈팅은 골문 오른쪽 위로 날아갔다. 팀을 패배로 빠뜨린 결정적인 실축이었다.

메시는 그 어느 때보다 이번 대회 우승을 갈망했다.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메시지만 국제 무대에서는 활짝 웃지 못했다. 특히 코파아메리카와는 악연이라 할 만큼 재미를 보지 못했다. 메시는 2007년, 2015년 코파 대회에 나섰지만 준우승에 그쳤다.

메시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A대표팀만 오면 부진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때문에 메시는 자국 대선배 디에고 마라도나와의 비교에서 언제나 뒤쳐졌다. 마라도나는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번에도 결승 문턱에서 무너진 메시. 경기 후 '폭탄 발언'을 했다. A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메시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을 마지막으로 아르헨티나대표팀에서 뛰지 않을 것"이라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다. 그러나 또 다시 팀을 챔피언으로 이끌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메시의 발언이 아르헨티나 전역을 뒤흔들었다. 만류의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그래도 당대 최고의 공격수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선배 마라도나도 두 팔을 걷어붙였다.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 라나시온과의 인터뷰에서 "메시는 아르헨티나에 꼭 필요한 선수다. 팀에 남아야 한다"며 "메시는 꼭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나서서 세계 정상에 올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가 메시를 궁지로 몰아넣었다"며 "그는 꼭 대표팀에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위터를 통해 리오넬 메시 붙잡기에 나선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사진캡처=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 트위터
대통령까지 동참했다. 28일 AFP통신은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직접 메시에게 전화를 걸어 대표팀 은퇴를 만류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 따르면 마크리 대통령은 메시에게 "지금까지 대단한 활약을 보여줘서 자랑스럽다. 비판 여론에 귀 기울이지 말고 부디 다시 대표팀에 복귀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SNS를 통해서도 '메시 붙잡기'에 나섰다. 마크리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그 어느 때보다 팀의 업적이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세계 최고의 선수를 지켜보는 행복을 느끼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또, 마크리 대통령은 '가지마 메시(NoTeVayasLio)'라는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다.


'우승실패'라는 실망을 넘어 '메시은퇴'라는 충격에 빠진 아르헨티나 국민. 그들의 염원이 과연 고개 숙인 메시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까.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페이스북트위터]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