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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축구판 브렉시트(Brexit : 영국의 EU탈퇴)였다.
영국, 특히 잉글랜드가 주축이었다.런던을 제외한 대부분의 잉글랜드 사람들은 EU탈퇴를 선택했다. 그 결과 영국 파운드화는 치솟았다. 영국 내 글로벌 기업들은 탈출을 준비하고 있다. EU잔류를 주장했고, 그 여론이 높은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는 분리 독립을 추진하고 있다. '대'영제국이 아닌 잉글랜드만의 '소'영제국 전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유로 2016에서 잉글랜드가 보여준 축구도 이와 비슷하다. 잉글랜드 팬들의 기대는 엄청났다. 축구 종가라는 자부심에 파묻혀 현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번만큼은 우승을 할 것이라는 이유없는 기대감만 가득했다.
이민자에 대한 배타심은 여전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에는 이민자 출신 선수가 없다. 독일, 프랑스에는 이민자 가정 선수들이 많다. 심지어 자부심 강한 이탈리아마저도 에데르 등 귀화 선수를 쓰고 있다. 이민자에 대한 배려 없이 배타심으로 똘똘 뭉친 잉글랜드는 '우물안 개구리' 신세를 벗어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지도자가 우둔했다. 로이 호지슨 감독은 결국 구시대의 상징이다. 최종 엔트리 선발에 있어서 대니 드링크워터를 뽑지 않았다. 대신 부상에서 갓 돌아온 잭 윌셔를 선발했다. 비난이 쇄도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철학을 고집했다. 결국 이번 대회에서 윌셔는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을 보였다. 웨인 루니에 대한 맹목적 믿음도 문제였다. 아이슬란드와의 16강전에서 루니는 경기력이 엉망이었다. 그럼에도 후반 41분까지 그를 기용했다. 키커도 문제였다. 2차전 웨일스전을 제외하고 스트라이커인 해리 케인을 계속 키커로 썼다. 케인의 킥이 그리 좋은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호지슨 감독은 케인의 키커 기용을 고집했다.
결국 이는 고집이 아니라 아집이었다. 그리고 남은 것은 유로 2016판 브렉시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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