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주태(26·서울)는 슈퍼매치의 사나이다.
상암벌 첫 슈퍼매치에서 윤주태는 단연 '비장의 카드다'다. 그러나 데얀-아드리아노-박주영, 이른바 '아데박' 트리오가 건재해 선발 출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래도 기자회견장은 유쾌했다. 윤주태가 최 감독을 '들었다 놨다' 했다.
그는 적은 출전시간에 대해 "선수라면 불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감독이라고 생각해 봤을 때는 경험있는 선수가 뛰는 것이라고 맞다고 생각한다. 불만이 없다"며 "팀이 잘 나가는 부분에 대해서 기분좋게 생각한다. 출전 시간이 많지 않지만 아예 못 뛰고 있는 것이 아니다. 출전 시간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고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 말에 최 감독은 감동했다.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아드리아노의 통역을 향해 '잘 전달하라'는 손짓을 했다. 그리고 미안함을 토로했다. 최 감독은 "주태에게는 항상 미안하다. 솔직히 다른 팀에서 뛰면 아마 득점랭킹 선두권에 있을 것이다. 훈련 자세나 자기 관리가 뛰어나다. 또 공격수로서 가진 장점이 상당히 많다. 출전 시간이 적은 것에는 나도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이다. 이런 좋은 선수를 어떻게 과감히 쓸까 고민을 한다. 하지만 경기 수가 많고 지친 선수들이 나올 것이다. 데얀과 아드리아노에 대한 평가도 냉정하게 해야한다. 주태에 대한 믿음과 신뢰는 변함이 없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슈퍼매치의 마지막 바람을 묻는 질문에선 윤주태가 뒤통수 아닌 뒤통수를 쳤다. 그는 "큰 스코어를 이기고 싶은 것은 당연한 욕심이다. 하지만 이번 슈퍼매치는 홈팬들앞에서 무실점으로 승리하고 싶다"고 했다. 감독과 수비수가 아닌 스트라이커의 입에서 나온 이례적인 발언이었다. 기자회견장은 이내 미소가 터졌고, '감독의 출사표'라는 말도 이어졌다. 그러자 최 감독은 "감독 말을 하고 있다. 불안하게 벌써부터 내 자리를 욕심낸다"며 활짝 웃었다. 그제서야 윤주태도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
한편, 아드리아노는 "우리는 항상 우리 자신을 믿어야 한다. 팬들 앞에서 승리를 가져와야 한다. 우리는 슈퍼매치서 승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겠다"며 "선수로서 항상 골을 많이 넣는 것은 아니다. 기회가 오면 활용하려 한다. 한 골을 넣어도 행복하다. 골을 못 넣는다고 해서 불만은 없다. 중요한 것은 팀의 승리다. 우리팀이 동기부여가 되고 열심히 할 수 있도록 골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 팀 승리에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리=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