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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진 않다. 그동안 대표팀을 거쳐갔던 원톱 자원들의 활약이 잠잠하다. 3월 A매치 2연전에 주가를 올렸던 석현준(25·포르투)은 이후 소속팀 주전경쟁에서 밀린데 이어 막판에는 아예 그라운드를 밟을 기회조차 없었다. 경기 감각을 담보할 수 없는 대목이다. 또 다른 공격자원으로 평가 받는 김신욱(28·전북 현대)은 사타구니 부상으로 재활을 거친 뒤 최근에야 훈련을 시작했다. 결국 올 시즌 K리그 내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에게 대표팀 원톱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말년병장' 박기동(28·상주)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리그 9경기서 6골-4도움으로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1m91의 탄탄한 체격도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빼앗을 만하다. '한물 간 공격수'라는 그동안의 평가가 무색할 정도로 골 감각을 폭발시키고 있다. 팀 기여도나 개인기량 모두 빠지지 않는 만큼 K리거 중 소집 1순위로 지목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부활을 알린 박주영(31·FC서울)도 지켜볼 만하다. 조용하게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다. 8경기에 나서 4골을 기록하면서 감각을 되찾았다. 최전방 뿐만 아니라 2선까지 커버 가능하고 세트피스 수행능력이 뛰어나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까지 박주영이 거론될 때만 해도 '꾸준한 경기력'을 강조하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FC서울에서 증명된 박주영의 활약을 외면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밖에 한교원(26·전북 현대), 양동현(30·포항)도 슈틸리케호 승선을 노려볼 만한 선수들로 꼽힌다.
A매치는 스타의 등용문이다. 슈틸리케호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었다. 과연 이번 소집에선 어떤 스타가 탄생할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