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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감."
첼시 감독으로서 무리뉴의 마지막 말은 선수들에 대한 배신감으로 압축된다.
이는 그동안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무리뉴 감독과 선수들간 불화설을 엿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15일(한국시각) 레스터 시티와의 EPL 16라운드 경기에서 1대2로 패한 뒤 선수들을 향해 분노에 찬 독설을 쏟아냈다.
이어 그는 "지난 시즌 뛰어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선수들의 수준이 뛰어났기 때문인데 지금 경기력을 보면 전혀 지난해 보여줬던 수준이 아니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무리뉴 감독이 '배신감'이라는 단어를 구사한 것으로 볼 때 첼시 선수들이 무리뉴를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일종의 '태업'을 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불러일으킨다.
무리뉴 감독은 "매일 훈련 상황에 대해서는 선수들에게 불만이 없다. 그러나 훈련에서 보여줬던 것과 경기장에서 모습을 비교하는 것은 끔찍하다"며 훈련장과 경기장의 플레이가 달라진 것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무리뉴 감독은 레스터 시티전 패배 이후 경질론이 대두되자 "나는 계속 첼시의 감독으로 남고 싶다". 나도 그렇지만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와 프런트 역시 내가 팀을 이끌기를 원한다"며 일종의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도 18일 경질되고 말았다. 선수들과 불화가 그만큼 더 컸기 때문인 듯하다. 이와 관련해 첼시의 에메날로 기술이사는 "무리뉴 감독과의 계약해지는 미리 계획된 사항이 아니라 클럽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클럽을 위해 너무나도 많은 것들을 해왔던 개인에 대한 감정은 남아있지만, 첼시에 문제가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었다"며 "분명히 감독과 선수들 사이에 확연히 드러나는 불화가 있어 보였다. 우리는 행동을 취할 때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구단 측에서도 무리뉴와 선수단 불화를 인정한 것이다. 결국 무리뉴의 '배신감'은 경질의 신호였던 셈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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