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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내가 가장 싫다는 나의 딸에게…."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신화'의 주역으로 스타덤에 올라 파란만장한 축구인생을 걸어온 이천수는 은퇴 후에도 파란만장할 모양이다.
김도훈 인천 감독이 앞서 "하고 싶은 일이 많은 에너지넘치는 친구"라고 했던 것처럼 이천수는 기자회견에서 밝힌 앞으로 할 일이 많았다.
당장 정성을 쏟고 싶은 일은 2년 5개월 된 딸 주은이와 많이 놀아주는 것이라고 했다. "주은이는 세상에서 아빠가 제일 싫단다. 아빠는 항상 바쁘기 때문에…."
이토록 아끼는 딸에게 이제라도 점수를 만회하고 싶은 게 은퇴 후 당면 과제다. 천하의 이천수가 여기서 그칠 리 없다. 은퇴 후 인생설계가 명확하게 정해진 것은 없지만 지도자 연수와 학업에 몰두하는데 우선 순위를 둘 방침이다.
이천수는 이날 고려대에 다시 입학하게 됐다는 사실을 밝혔다. 2000년 고려대에 입학했던 그는 프로선수의 길을 위해 이듬해 중퇴했다. 14년 프로생활이 흘러 모교로 재입학할 기회를 얻은 만큼 만학도로서 학업 열정을 쏟아붓겠다는 생각이다. 이와 함께 지도자 연수에도 도전해 지도자로서 자질도 갖춰나가겠다고 밝혔다.
고향 인천과 마지막에 몸담은 인천 유나이티드를 위해서도 하고픈 일이 많다. 이천수는 "구단에서 나를 챙겨주려고 구상하는 단계이지 아직 구단과의 상의도, 정확하게 결정난 것도 없다"면서 향후 희망을 소개했다.
우선 시민구단 인천의 스폰서 유치 도우미를 하고 싶단다. "인천 구단은 지역기업의 후원이 절실하다. 스폰서 유치를 위해 도움이 된다면 홍보든, 뭐든 함께하고 싶은 생각이다." 여기에 인천의 어린이들을 위해 축구를 통한 봉사도 구상하고 있다. "배운 것이라고는 축구뿐이다. 인천 구단이 필요로 한다면 어린이 축구교실에서 선생님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28일로 예정된 은퇴경기(전남과의 홈경기) 준비도 해야 한다. 부상으로 인해 한동안 결장한 이천수는 "하필 상대가 전남이다. 왜 의미있는 경기인지 말하지 않아도 잘 알지 않은가. 웃으면서 내려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꼭 승리해야 한다. 은퇴경기보다 이기는 경기에 초점을 맞춰 다시 몸을 만들겠다"고 대미를 다짐했다.
이천수는 은퇴를 결심하기까지 6개월간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회고하면서 '풍운아'로 불렸던 자신이 고향팀에서 마무리하며 '행운아'라는 소리를 듣게 해 준 인천시민과 구단에 감사한다는 뜻을 전했다.
특히 올 시즌을 무척 힘들게 시작했지만 '강등 1순위 우려 불식', 'FA컵 준우승'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면서 맏형으로서 후배들을 잘 이끌어왔으니 이제는 후배들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비켜줘야 한다는 생각이 은퇴 결심을 자극했다고 한다.
끝으로 이천수는 만약 지도가가 된다면 "13년 프로생활 많은 팀을을 거치며 경험한 지도자들의 장점을 이어받아 실전에 강한 축구선수를 양성해보겠다"며 제2의 이천수 탄생을 예고했다.
인천=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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