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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키드' 뜬다, 남녀 핸드볼 대표팀 리우 예선 도전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10-02 07:58



7년 전의 한국 핸드볼은 '바닥'이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쓴 '우생순 스토리'도 소용 없었다. 뜨겁게 달아 올랐던 열기는 냄비처럼 차갑게 식었다. 동메달 신화를 일궜던 여자핸드볼 대표팀이 불과 몇 달 만에 국제대회를 앞두고 유니폼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웃지 못할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지긋지긋한 '비인기 종목'의 설움은 매 순간이 눈물이었다. 2008년 말 최태원 SK회장이 대한핸드볼협회장에 취임한 뒤 괄목상대했다. 핸드볼인들이 20년 간 풀지 못한 채 숨죽였던 핸드볼전용경기장 건립을 시작으로 핸드볼발전재단, 아카데미 개설 등 각종 지원책이 쏟아졌다. 선수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웠던 초·중·고 팀들은 우수 자원을 끌어오기 시작했고, 이는 핸드볼코리아리그 활성화 및 여자부 드래프트의 초석이 됐다.

'최태원 키드'들이 세계 무대를 향한 도전에 나선다. 남녀 핸드볼대표팀은 10~11월 각각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에 돌입한다. 여자대표팀이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일본 나고야에서 첫 발을 뗀다. 남자대표팀은 11월 14일부터 27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예선전에 나선다. 남녀 대표팀은 지난달 조기 시행된 전국체전을 마친 뒤 추석 연휴도 반납한 채 태릉선수촌에 소집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여자대표팀은 지난 7년 간의 세대교체가 완성된 모습이다. 김온아 류은희(이상 인천시청) 외에 권한나(서울시청) 유소정(SK) 등이 가세하면서 틀이 잡혔다. 여자대표팀 선수들 대부분이 지난 7년 간 강화된 핸드볼협회 지원 속에 성장해 드래프트로 실업팀에 입단하는 과정을 거친 세대다. 때문에 이번 올림픽은 여자핸드볼의 성장세와 미래 로드맵을 찾아야 하는 중요한 대회로 꼽힌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준우승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남자대표팀은 '월드스타' 윤경신 감독(두산)의 조련 속에 성장을 거듭하는 중이다.

남녀 대표팀 모두 아시아예선 목표는 우승이다. 남녀 예선 모두 1위팀만 올림픽 본선에 직행할 수 있다. 정상에 오르지 못하면 내년 3~4월 세계 예선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상위 랭커들이 출전하는 세계 예선에서의 본선행 가능성을 점치긴 쉽지 않다. '탈아시아급'인 여자대표팀과 달리 남자대표팀은 중동세에 맞서 험난한 여정을 걸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토너먼트인 남자 예선 성격상 윤경신호가 '이변'을 쓸 가능성은 충분하다.

'뿌린 만큼 거둔다'고 했다. 한국 핸드볼도 그동안 흘린 땀과 노력을 실력으로 증명해야 할 때가 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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