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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제라드(35·LA갤럭시)가 리버풀 시절 매년 직접 선수 영입에 나서야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제라드는 윌리안(27·첼시), 토니 크로스(25·레알 마드리드) 등 이렇다할 친분이 없는 선수들과도 접촉해 리버풀 행을 타진해야했다. 제라드는 "(잘 알지 못하는 사이에)전화는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시간될 때 보면 되는 문자를 보내는 게 그들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서술하고 있다.
제라드는 "윌리안에게 리버풀에 대해 궁금할 땐 내게 문의하라고 했다. '고맙다, 함께 뛸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챔스 출전팀들과 이야기해봐야한다'라는 답장이 왔다"라며 "나는 늘 그랬듯이 '이해한다'고 답한 뒤 우리 팀의 역사와 팬들을 언급하며 리버풀 입단을 권유했다"라고 밝혔다.
크로스 영입 추진에 대한 제라드의 서술에서는 분노마저 느껴진다. 제라드는 "크로스는 브라질월드컵의 주역이었고, 레알 마드리드는 챔스 우승팀이었다. 크로스 영입 경쟁에 뛰어든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로저스 감독에게 '바보 같은 행동'이라고 말했지만, 그는 내게 미소로 답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예상대로 크로스는 제라드의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하고, 레알 마드리드를 택했다.
유명 클럽의 대표 선수가 이적시장 '영업'에 나서는 일은 드물지 않다. 하지만 언론 혹은 SNS를 통한 러브콜, 혹은 개인적인 친분을 바탕으로 한 설득이라면 모를까 마치 스카우터마냥 잘 모르는 선수에 대한 영입 타진까지 요구하는 것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영입 타진 측이 '을'임을 감안하면, 간판 선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추락한 리버풀의 입지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에 대해 제라드는 "리버풀 구단은 내가 호평하는 선수와의 접촉만 맡겼다. 또한 나는 계약 조건이나 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라고 애써 변호하고 있다. 하지만 리버풀은 제라드와의 재계약이 좌초된 2014년 여름에도 같은 일을 맡겼다. 또 결과적으로 리버풀은 프랭크 램파드(36·뉴욕시티)를 떠나보낼 당시의 첼시와 달리 제라드에게 코치 자리 하나 보장하지 않았다.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이번 제라드의 자서전에는 리버풀 구단에 대한 서운함이 조금씩 배어나오고 있다. 제라드는 제라르 울리에, 라파엘 베니테스, 브렌단 로저스 등 리버풀의 역대 감독들을 언급하면서도 "무리뉴야말로 리버풀과 잘 맞는 감독이었다. 무리뉴는 리버풀에서도 위대한 업적을 남겼을 것"이라는 감상을 남기기도 했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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