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원수님께서 알려주신 빨치산 공격 전법을 쓴다면 무조건 승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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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치산은 6·25 전쟁 전후 한국 각지에서 활동했던 공산 게릴라를 이르는 말이다. 이들은 주로 적의 배후에서 공격해 빠른 시간 내에 목표물을 제압하는 전술을 썼다. 북한의 전술도 이와 유사하다.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볼을 뺏은 후 곧바로 뒷공간을 노린다. 남녀 축구 모두 비슷한 형태의 축구를 펼친다.
김광복 북한 남자대표팀 감독은 '빨치산 축구'에 대해 "빨치산 전법은 공격전법이다. 수비가 아니라 공격축구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보인 북한의 축구는 수비보다는 공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수비시에도 라인을 올렸으며, 최대한 골문까지 빠르게 도달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여자팀의 경우 여기에 세밀함과 창의성까지 더했다. 김 감독은 "우리가 아시안컵 까지는 수비 위주로 했다면 이제는 모든 전략을 공격과 결합해서 한다. 앞선부터 압박을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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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자축구는 단순하다. 앞서 언급한대로 뒷공간에 공을 때려넣고 달려가는 것이 주 전술이다. 패스의 질 자체는 좋지 않지만 워낙 뛰는 양이 많아 위협적이다. 상대의 체력이 떨어진 후반전에는 박현일을 투입해 측면 공격에 이은 크로스라는 단순한 루트에 집중한다. 남자팀의 핵심은 박현일과 로학수다. 일본전에서 1골-1도움을 올린 박현일은 북한이 이번 대회에서 야심차게 꺼낸 카드다. 1m90이 넘는 장신의 박현일은 공중볼 장악에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키 뿐만 아니라 힘도 좋아 상대 수비가 마크하기가 어렵다. 로학수의 경우 오른쪽에서 과감한 돌파로 크로스를 올린다. 개인기도 좋다. 중앙 미드필더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센스도 있다. 수비의 경우에는 공간 유지와 뒷공간을 지키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일본과의 1차전에서는 상대의 배후 침투에 어려움을 겪었고, 중국과의 2차전에서는 좌우로 크게 패스가 넘어갈때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였다. 태극전사들이 세밀한 플레이로 맞선다면 분명 득점에 성공할 수 있다.
북한 여자축구는 무시무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유의 기동력에 전술, 기술 모든 것을 갖췄다. 해설을 위해 우한을 찾은 허정무 프로축구연맹 부총재는 "북한 여자는 수준이 다르다"고 했을 정도다. 스피드와 체력이 워낙 좋아 1대1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팀 전술에도 세련됐다. 여자팀의 중심은 라은심이다. 2골-1도움으로 일본을 무너뜨린 라은심은 공격진에서 공을 운반하고, 배급하며, 돌파하고 슈팅 하는 등 프리롤 역할을 맡고 있다. 라은심 뿐만 아니라 위정심 김윤미도 경계해야 할 선수다. 그렇다고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북한 여자팀은 7골을 득점했지만 실점도 4골이나 된다. 공격적이다 보니 뒷공간이 자주 열린다. 체력적으로는 남자팀 보다는 떨어지는 모습이다. 태극낭자들이 치열하게 덤비고, 치열하게 공격을 하다보면 기회는 올 것이다.
우한(중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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