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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회장의 '표밭갈이', CONCACAF의 운명은?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5-07-22 16:13 | 최종수정 2015-07-23 07:55



차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에 출마를 결심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겸 FIFA 명예 부회장(64)이 본격적인 표밭갈이에 나선다.

정 회장은 23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미국에서 열리는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의 최대 축제인 골드컵을 참관한다. 3-4위전과 결승전이 열리는 필라델피아에서 북중미 축구 관계자들과 만나 FIFA의 현 상황과 개혁 방안 등을 논의한다. 3-4위전과 결승전은 한국시각으로 26일과 27일 열린다. 이어 뉴욕에 들러 미국 주요 언론들과 인터뷰를 할 예정이다. 미국은 제프 블래터 회장의 치부를 파헤친 곳이라 FIFA 개혁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 회장은 FIFA 개혁의 리더를 꿈꾸고 있다.

지난달 3일 블래터 회장이 사퇴를 발표한 후 4번째 해외행이다. 정 회장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뉴질랜드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전, 캐나다 여자월드컵 결승전을 차례로 관전하며 보폭을 넓혔다. 베를린에선 유력한 FIFA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미셀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을 만났다. 2011년 1월 FIFA 부회장 5선 도전에 실패한 후 소원했던 국제 축구 관계자들과도 만나 허심탄회하게 FIFA 개혁 방안을 논의했다.

3차례 출국을 통해 예열은 마쳤다. 미국 방문은 표심 공략의 첫 단추다. FIFA는차기 회장 선거를 내년 2월 26일 특별 총회에서 열기로 결정했다. 정 회장은 21일 출마를 가시화하며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FIFA 회장은 209개 회원국 투표로 결정된다. CONCACAF의 회원국은 35개국이다. 정 회장은 FIFA 부회장 시절 CONCACAF와는 우호적인 관계였다. 2002년 한-일월드컵 유치 당시 CONCACAF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

정 회장은 CONCACAF 관계자들에게 FIFA의 시대 정신을 역설할 계획이다. 개혁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고, 동시에 비유럽계 FIFA 회장이 개혁을 주도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설득할 예정이다. 블래터 회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정 회장은 블래터 회장의 부당한 지원을 받은 인물들도 이번 선거에서 출마를 자제하는 것이 순리라고 강조하고 있다. 플라티니 회장을 염두에 둔 주장이다. 플라티니 회장은 2007년 UEFA 회장으로 당선될 때 블래터 회장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조만간 해외에서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인 정 회장의 행보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대 표밭인 아프리카축구연맹(CAF·54표)과 중동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축구연맹(AFC·46표)에도 지지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삭 하야투 CAF 회장의 경우 블래터 회장에게 줄을 섰지만 2002년 회장 선거에선 개혁파로 정 회장과 한 배를 탔다. 다시 한번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UEFA에 기대고 있는 중동도 돌려세워야 한다. FIFA 회장 선거에서 블래터 회장에게 도전장을 낸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의 재출마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라 아시아 후보의 단일화도 필요하다.

53표의 UEFA는 개성이 강하다. 다양한 목소리를 담고 있어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정 회장은 국제 축구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독일 축구의 대부인 프란츠 베케바워 바이에른 뮌헨 명예회장과 여전히 막역하다. 거스 히딩크 전 네덜란드대표팀 감독도 '아군'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히딩크 감독은 최근 차기 FIFA 회장에 대해 "기존 조직들과 어떠한 관련도 없는 신선한 인물, (개혁 외에) 다른 아젠다를 내세우지 않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정 회장의 출마에 힘을 보탰다.

차기 FIFA 회장 선거까지는 7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정 회장의 승부수는 '올인'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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