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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밤의 '축구 축제'였다. 안산 와스타디움에는 2만47772명이 운집했다.
첫 골의 주인공은 '왼발의 마법사' 염기훈(수원)이었다. 그러나 진짜 주인공은 '팀 슈틸리케'의 사령탑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었다. 전반 10분이었다. 염기훈의 전매특허인 왼발이 번쩍였다.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첫 골을 뽑아냈다. 세리머니가 백미였다. 염기훈은 곧바로 코너킥 깃대를 뽑아 들고 벤치로 뛰어가 슈틸리케 감독에게 깃대를 건넸다. 선수들이 두 줄로 도열한 가운데 슈틸리케 감독은 깃대로 골프 드라이버 티샷을 했다. 골프 공은 물병이었다. 그러나 '굿샷'은 아니었다. 스윙 도중 깃대가 부러져, 헛스윙이 됐다. 그래도 선수들도 '나이스 샷을 외쳤다.
'팀 최강희'는 전반 27분 맞불을 놓았다. 레오나르도(전북)가 올스타전에서 동점골을 뽑아냈다. 페널티박스 왼측면에서 안쪽으로 드리블을 한 뒤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전북에서는 팀 동료지만 올스타전에서는 상대팀 수문장으로 나선 권순태(전북)의 보이지 않는 도움이 있었다. 권순태는 몸을 날리지 않았다. 세리머니는 '팀 최강희'의 기념촬영이었다.
세리머니도 돋보였다. '슈틸리케의 황태자' 이정협(상주)가 선글래스를 쓰고 군 조교로 변신했다. 팀 슈틸리케 선수들은 '훈련병'이었다. 그라운드에 누운 선수들은 '조교' 이정협의 구령에 맞춰 가장 힘들다던 유격체조 8번 동작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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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호남(광주)이 역전골을 터트렸다. 후반 18분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세리머니는 사심이 가득했다. 팀 동료와 최강희 감독을 외면한 그가 향한 곳은 적장인 슈틸리케 감독이 앉아 있는 상대팀 벤치였다. 김호남은 슈틸리케 감독에게 포옹을 한 뒤 악수까지 건넸다. 대표팀에 뽑아달라는 '아부 세리머니'였다.
그러나 '팀 최강희'의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팀 슈틸리케의 공격수 이종호(전남)가 후반 26분 다시 동점골을 뽑아냈다. 하프라인 근처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한 이종호는 문전에서 오른발로 가볍게 볼을 밀어 넣어 동점골을 기록했다. 마침표였다. 3대3, 2015년 올스타전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대미는 염기훈이 장식했다. 1골-1도움을 기록한 그는 2015년 K리그 올스타전 최고의 별인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그는 K리그 최고의 대세다. 올 시즌 7골-9도움을 올리며 수원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K리그 클래식에서 당당히 도움 1위에 올라 있다. 올스타전에서도 그의 발 끝은 번쩍였고, MVP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염기훈에게는 하나은행에서 수여하는 상금 300만원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안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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