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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리도 타이탄스가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거두고 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상황은 썩 좋지 않았다. 지난 시즌 MVP 라일리 호건은 은퇴를 선언했고, 이번 시즌 공수 전반에서 활약한 애런 게디스도 출전하지 못했다. 상대인 동양 이글스 또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수비수 윤여상이 갈비뼈 부상으로, 주전 골리인 이승엽은 연습 중 손에 슈팅을 맞아 생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공격수 용현종도 마찬가지였다. 17명만으로 팀을 꾸린 동양 이글스로서는 부족한 인원으로 경기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 부담이 컸다.
1피리어드는 탐색전이었다. 양 팀 모두 부족한 선수로 60분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이 컸다. 상대 골문으로 슈팅은 이어졌지만 골로 완성되지는 못했다. 첫 골의 기쁨은 스켈리도 타이탄스가 가져갔다. 2피리어드 3분 초반 페이스오프 이후 저스틴 린제이가 뒤로 패스했고, 스틱에 맞으며 솟은 퍽을 케빈 아이슬러가 손으로 잡아 정리했고 김준모는 흘리듯 가운데로 퍽을 보냈다.
조재형은 박태환이 연결해 준 패스를 받아 골문 바로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강윤석에게 넘겨줬다. 수적 열세에 몰린 스켈리도 타이탄스는 미처 강윤석을 막지 못했고 가볍게 스틱을 대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아찔한 장면도 이어졌다. 동양 이글스 진영으로 길게 흐른 퍽을 걷어내려 이창민 골리가 앞으로 나간 것을 보지 못한 팀 왈링가가 부딪히면서 이창민이 크게 넘어졌다. 이어 흐르는 퍽을 가지고 달려나가던 이반 체르윈스키에게 조재형이 체킹을 가했다. 이후 엉켜 넘어지면서 조재형은 고통을 호소했다. 모두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 장면이었다.
크고 작은 마찰로 달아오른 분위기가 절정에 이른 건 3피리어드 중반이었다. 동양 이글스 골문 근처에서 저스틴 린제이와 박태환이 몸싸움을 시작했고 두 선수 모두 게임 미스컨덕트를 부과받아 링크를 떠나야 했다. 윤여상의 부상으로 안 그래도 수비수가 부족했던 동양 이글스는 박태환마저 이탈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두 선수의 퇴장 후 스켈리도 타이탄스가 역전에 성공했다. 김민성의 슈팅을 김동욱이 길게 걷어내려 했고 공중에 뜬 퍽을 강경훈이 잡아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제친 뒤 골로 완성했다. 강경훈은 이 골로 8골째를 기록하며 득점과 포인트 랭킹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수세에 몰린 동양 이글스 또한 역전 골 허용 후 끈질기게 골을 시도했다. 특히 경기 종료 4분여를 남기고 얻은 또 한 번의 5대3 파워플레이 상황은 동양 이글스엔 천금과 같은 기회였다.그러나 반드시 승리를 얻고자 했던 스켈리도 타이탄스의 의지가 빛났다. 골문 앞에서의 위치 선정과 몸싸움에서도 투지를 보이며 동양 이글스의 추격을 막았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2대1로 마무리되며 스켈리도 타이탄스는 시즌 2승을 확정 지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띈 건 스켈리도 타이탄스에 새로 영입된 골리 조 스프라클이었다. NCAA 디비전 1 출신의 그는 1m83의 좋은 하드웨어에서 비롯된 수비 능력은 물론 상대 공세에도 쉽게 흥분하지 않으며 침착하게 경기를 조율해 나가며 팀 승리를 주도, 스켈리도 타이탄스의 반등을 예고했다. 그는 총 37개의 슈팅 중 단 한 골만을 허용, 97.3%의 방어율을 올리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고 게임 베스트 플레이어에도 선정됐다.
스켈리도 타이탄스의 승리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사투를 예고한 제니스 독립리그는 7월 4일 동양 이글스와 인빅투스 웨이브즈의 경기로 4라운드를 마무리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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