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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의 반복되는 역사, 냉대받는 레전드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5-06-22 15:49


레돈도, 이에로, 피구, 라울, 구티. ⓒAFPBBNews = News1

레알 마드리드는 흔히 '스타군단', '명문구단'으로 불린다. '갈락티코(은하수)'라 불리는 스타선수 영입 정책이 보여주듯 항상 최고를 추구한다. 그 이면에는 외면받는 레전드들의 아픔이 있다.

'터줏대감' 이케르 카시야스와 세르히오 라모스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현지 언론들은 22일(한국 시각) 레알 측의 대우에 마음이 상한 라모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이적을 추진중이라고 보도했다. 라모스는 '같은 연봉이라도 맨유 이적'을 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케르 카시야스에 이어 또 한 명의 레전드가 거대한 이적설에 휘말렸다.

스페인 언론 아스는 22일 이 같은 레알의 레전드 냉대의 역사를 정리했다. 아스는 이 같은 역사가 반복되는 이유에 대해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의 존재, 그리고 그가 추진하는 갈락티코 정책을 지적했다. 2000년대 들어 레전드다운 마지막을 맞이한 것은 지네딘 지단(현 레알 2군 감독) 정도다.

페레스 회장의 당선 첫 해부터 사단이 났다. 1999-200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MVP에 빛나는 페르난도 레돈도가 팀을 떠난 것. 레돈도는 팀의 라리가 우승 2회(94-95, 96-97), 챔스 우승 2회(97-98, 99-00)를 달성했다. 65-66시즌 이후 레알의 첫 빅이어 탈환의 주역이기도 했다.

하지만 페레스 회장은 루이스 피구 영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레돈도를 AC밀란으로 보냈다. 당시 팬들은 반대 시위까지 펼쳤지만 이를 막지 못했다. 레돈도는 훗날 "나는 잔류하길 원했다. 하지만 페레스 회장은 내 이적을 원했다"라고 회상했다. 레돈도는 AC밀란에서 4년간 16경기 출전에 그친 뒤 은퇴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벽' 페르난도 이에로는 레알에서 14시즌 동안 무려 601경기에 출전한 역대 최고의 수비수이자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에로는 호나우두의 영입 당시 페르난도 모리엔테스를 비호하다가 페레스 회장의 미움을 받았고, 결국 02-03시즌 직후 팀을 떠나야했다. 이에로는 이후 알 라얀(카타르), 볼턴(EPL) 등을 떠돈 끝에 지난해 7월 비로소 레알 마드리드에 코치로 돌아왔다.

갈락티코 정책의 시발점이었던 피구도 '토사구팽'을 피하지 못했다. 피구는 5시즌 동안 163경기에서 활약했지만, 라울 곤살레스와의 대립과 페레스 회장과의 불화로 인해 2005년 인터밀란으로 팀을 옮겼고, 그 곳에서 은퇴했다.

페레스 회장은 갈락티코 1기의 성적 부진으로 사임했지만, 2009년 회장 자리를 되찾았다. 그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카, 카림 벤제마 등 기라성 같은 공격수들을 잇따라 영입했고, 이 때의 피해자는 레알 마드리드의 터줏대감이었던 라울과 호세 마리아 구티였다.


라울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16시즌, 741경기에서 323골을 터뜨리며 '레알 마드리드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전설 중의 전설인 라울도 예외가 되지 못했다. 라울은 막강한 공격수들 틈바구니를 견디지 못했고, 팀은 라울에게 떠날 것을 종용했다. 그는 샬케04, 알 사드(카타르) 등을 떠돈 끝에 올시즌에는 미국 2부리그 뉴욕 코스모스에서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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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유스 출신인 호세 마리아 구티도 라울과 함께 쓸쓸히 팀을 떠나야 했다. 구티는 15시즌 동안 542경기에 나선 레전드였지만, 페레스 회장과 따로 인사를 나눌 기회조차 없이 갑작스럽게 이적해야했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와 레알의 이별은 차갑기 그지 없었다"라고 회고했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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