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선양, 잘 지내고 있어요?"라는 인사에 "꿀잠 자고 있어요"라며 유쾌하게 답한다.
"100% 완치하고 뛸 수는 없다"고 했다. 12년만의 도전, 최상의 컨디션이 아님에도 자신을 불러준 윤덕여 감독과 한결같은 믿음을 표하는 대표팀 동료들을 위해 이를 악물었다. "감독님께 감사하다. 늘 걱정해주신다. 그라운드에 나서게 되면 아픈 건 생각을 할 필요없다. 아프더라도 팀이 필요하면 무조건 뛰어야 한다"고 각오을 다졌다. '지메시' 지소연은 '은선언니'의 컴백을 누구보다 기다리는 후배다. "소연이는 맨날 저한테 뭐라고 해요. 왜 아프냐고, 언제 뛸 수 있냐고, 언제 잘하냐고"라며 웃었다. 걸출한 후배의 타박은 걸출한 선배를 향한 애정때문이다. "만약 뛰게 된다면 90분 뛸 생각으로 들어갈 것이다. 90분을 못 뛰면 팀에 마이너스인데 이악물고 뛸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소연과의 호흡에 대한 질문에 "이전에 경기했던 것처럼 소연이가 활동량이 많고, 좋은 패스를 많이 넣어줄 것이기 때문에 나는 좀더 공격적으로 가야 한다. 상대 뒤로 침투해 공간을 창출하고, 포스트 플레이로 제공권, 볼키핑을 장악하고, 많이 뛰어야한다. 가 많이 빠져주면 공간이 생기니까 다른선수에게 찬스가 생긴다. 무엇보다 결정 짓는 자리인 만큼 골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번째 월드컵이라 기대가 되고, 코스타리카전에선 골도 넣고 싶고,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느 대회든 중요하지만 월드컵은 축구선수에겐 가장 큰 무대다. 브라질전을 벤치에서 볼 때도 같이 긴장됐다. 내가 뛰는 게 아닌데도 내가 뛰는 것같았다. 지고 있는데도 골 넣을 것같은 기대감이 자꾸 생겼다. 패배후 너무 아쉬웠다"고 했다. "진 것에 대한 아쉬움, 더 할 수 있었는데 긴장해서 더 잘하지 못한 아쉬움은 그라운드 안에서 뛰는 선수들과 똑같았다"고 했다.
2003년 미국월드컵 이야기를 꺼내자 "12년전 첫 월드컵은 솔직히 기억이 안난다. 너무 얼어서 골을 막 퍼내고 한 기억만 난다"며 웃었다. 두번째 월드컵을 다를 것이라고 했다. "이제는 아마 좀 즐길 수 있을 것같다. 코스타리카전에서 지면 끝장인데 긴장할 겨를도 없다. 이겨야 한다는 생각뿐"이라며 눈빛을 빛냈다.
몬트리올(캐나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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