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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세리머니 앞둔 두 절친 '기다리는 김도훈-고심하는 조성환'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5-05-13 06:36



이색 세리머니를 앞둔 두 절친 감독의 심정이 엇갈리고 있다.

1970년생 축구선수 개띠 모임 견우회를 함께 하는 두 절친 김도훈 인천 감독과 조성환 제주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공약을 내세웠다. 김 감독은 시즌 전 인터뷰에서 첫 승을 달성하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킨 맥아더 장군 복장을 하고 팬들에게 인사를 하기로 했다. 연고지 인천의 상징성을 살리고 팬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조 감독은 취임식에서 박경훈 전 감독이 내세웠던 '제주월드컵경기장에 관중 2만명이 들어설 시 오렌지색으로 염색을 하겠다'는 약속을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한명이라도 많은 팬들을 끌어모으기 위해서였다.

공약을 실천할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았다. 인천은 개막 후 두 달이 지나도록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마침내 지난 3일 대전시티즌을 꺾고 감격의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제주 역시 4번의 홈경기를 치르는 동안 관중 대박은 없었다. 하지만 5일 박 전 감독이 있는 동안 번번이 넘지 못했던 관중 2만명의 벽을 깼다. 어린이날 열린 울산전에 2만13명이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김 감독은 9일 제주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세리머니를 다음번으로 미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유가 있다. 제주전 행사 일정이 맞지 않았다. 두 번째는 주문한 장군 복장이 도착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공약은 6월 6일 전남과의 홈경기에서 지키겠다. 그날이 현충일인만큼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고 했다. 조 감독의 심경은 복잡해 보였다. 조 감독은 울산전이 끝난 후 "번복 아닌 번복을 해야겠다. 우리 선수들이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을 대신하고, 나는 불우한 어린이를 돕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 이후 제주 구단 홈페이지에는 '염색을 하라'는 팬들의 요청이 쏟아졌다. 조 감독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구단과 상의해서 절충선에서 공약을 지키고 싶다"고 했다. 조 감독이 고심하는 것은 스타 출신이 아니었던만큼 자신이 염색하는 것이 과연 효과가 클 것인지 여부다. 하지만 제주 관계자는 "조 감독이 염색을 하는 쪽으로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았다"고 귀띔을 했다. 제주의 다음 홈경기 상대도 공교롭게 전남이다. 제주 프런트는 23일 전남전에 맞춰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 중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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