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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라탄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PSG)가 있는 팀은 리그 우승을 차지하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는 징크스다. 즐라탄의 명성과 달리, 그는 13년 동안 6개 팀에서 챔스 결승조차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즐라탄은 아약스에서 한 차례 더 챔스에 도전하지만, 이례적으로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한 뒤 세리에A 유벤투스로 이적했다. 즐라탄이 가세한 유벤투스는 2시즌 연속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챔스에서는 리버풀과 아스널에게 패해 2연속 8강 탈락에 그쳤다.
즐라탄은 2006-07시즌 인터밀란으로 팀을 옮겨 다시금 3시즌 연속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챔스에서 인터밀란은 발렌시아와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 잇따라 패하며 3시즌 연속 16강에서 탈락했다.
즐라탄은 2010-11시즌에는 AC밀란으로 이적해 또 한번의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지만, 챔스 16강에서 복병 토트넘에 패했다. 공교롭게도 우승팀은 전 시즌 소속팀이었던 바르셀로나였다.
이후 즐라탄은 PSG에서 르샹피오나(리그앙) 2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이번 시즌에도 우승을 노리고 있지만 챔스에서는 3연속 8강 탈락을 맛봤다. 13년 동안 6개 팀에서 챔스에 도전했지만, 바르셀로나에서의 4강 진출 1번이 최고 성적일 뿐 결승 진출조차 하지 못한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즐라탄은 부진한 팀을 홀로 이끌며 분투했다. 패스 연결이 원활치 않아 전방에서 고립되자 하프라인까지 나와 빌드업까지 참여하며 팀의 승리를 위해 애썼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MSN 트리오에는 역부족이었다. 카데나 세르를 비롯한 해외 언론들은 '즐라탄의 저주'를 언급하고 있다.
PSG는 즐라탄의 생애 마지막 팀이 될 가능성이 높다. 1981년생인 즐라탄은 전성기의 끝을 바라보고 있다. 올시즌 그답지 않게 부상에 시달리는 등, 클래스는 있으나 노쇠화 양상을 보였다. 적어도 PSG가 향후 챔스를 우승하더라도, '즐라탄의 팀'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