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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는 포항제철고보다 먼저 일어났다. 절반 이상이 불법 스포츠 도박에 연루됐다. 하지만 강압적으로 조용히 하자는 분위기였고,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탄원서도 강압적이었다. 쉽게 용서받는 것을 보고 유혹에 빠지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결국 선의의 피해자가 되더라. 너무 답답했다."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이 미성년 선수들의 불법 스포츠 도박을 근절하기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섰다. 축구협회 송기룡 홍보실장은 "소문만 무성하던 미성년 선수들의 불법 스포츠 도박이 현실이 됐다. 프로연맹과 관련회의를 갖고 공동으로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축구협회와 프로연맹은 먼저 포항제철고의 불법 스포츠 도박 실태를 점검키로 했다. 포항 스틸러스를 방문해 현장 조사하기로 했다. 포항 구단은 이미 일부 선수들의 불법 스포츠 사이트 접속과 이용 사실을 시인한 바 있다.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것이 확인이 되면 징계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송 실장은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인한 미성년자 징계는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본보기 차원에서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하면 축구화도 벗을 수 있다는 강력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어떤 징계를 내릴 지는 추후에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송 실장은 "프로연맹은 두 달에 한 번씩 모든 선수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불법 스포츠 도박에 대한 주위를 환기시킨다고 한다. 축구협회도 이참에 아마추어 등록 선수들을 대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불법 스포츠 도박을 상기시키자는 의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불법 스포츠 도박 근절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축구협회와 프로연맹이 메시지는 분명하고, 강력해야 한다. 소잃고 외양간을 고치면 때는 이미 늦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