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황에 따라선 김신욱-양동현이 함께 뛸 수도 있다."
윤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울산 트윈타워'가 동해안 더비에 떴다. 윤 감독은 15일 포항스틸야드에서 가진 포항과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라운드에서 양동현을 선발로 내세웠다. 하지만 후반 2분 손준호(포항)에 동점골을 내주며 팽팽한 1-1 흐름을 이어가던 후반 11분 벤치에 앉아 있던 김신욱을 호출, 트윈타워를 가동했다. 지난해 몇 차례 김신욱-양동현 트윈타워가 가동된 시기가 있었지만, 위력이 확연히 드러나진 못했다. 윤 감독이 과연 이들을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양동현 마크에 집중하던 포항 수비진은 김신욱이 투입되자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포항은 김신욱 투입시 수비진이 더블마크로 대비책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김신욱 뿐만 아니라 양동현까지 가세하면서 마크에 혼선이 빚어질 수밖에 없었다. 후반 17분 포항 수비진이 김신욱 양동현 마크에 집중하면서 마스다에게 중거리슛 기회가 열렸고,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됐다. 4분 뒤에는 평범한 백패스 상황에서 김준수가 양동현을 신경쓴 나머지 골키퍼 신화용과의 소통미스로 쐐기골까지 헌납했다. 김신욱은 후반 32분 포항 티아고의 추격골이 터진 직후 전개된 공격 상황에서 중거리포로 득점을 기록, 명불허전의 기량을 과시했다. 윤 감독은 경기 후 "공격적으로 경기를 펼치기 위해 김신욱 양동현을 투톱으로 내세웠다"며 "큰 소득을 얻은 것 같다. 김신욱이 들어가면서 상대 수비가 흔들리는 것을 보였다. 2선에서 양동현도 잘 움직였다. 둘의 호흡도 나쁘지 않았다. 연습경기도 뛰지 않았는데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서울에 이어 포항까지 완파한 울산발 강풍이 시즌 초반 태풍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울산 트윈타워'가 판을 뒤흔들 준비를 마쳤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