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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여성 출입 막는 이란 '외국인 OK, 자국민 NO'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3-08 11:14


◇이란 축구팬들이 지난해 11월 24일(한국시각)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페르세폴리스-에스테그랄 간의 이란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AFPBBNews = News1

이란에서 축구는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팔레비 왕조 당시만 해도 이란은 '중동의 유럽'이라고 불릴 정도로 자유분방한 분위기였다. 축구장 출입도 거리낌이 없었다. 그러나 1979년 아야툴라 호메이니가 주도한 이슬람 혁명 뒤 '남성들의 외설적 행위로터 여성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축구장 출입을 전면 불허했다. 경기장 곳곳에 경찰이 배치되어 강력한 감시가 이뤄졌다. 외국인도 예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인기가 높은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에 숨어드는 여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현실을 코믹하게 풀어낸 '오프사이드'라는 영화가 지난 2005년 개봉되어 팬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알리 카파시안 이란축구협회장은 8일(한국시각) 국영 ISN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외국인 여성에 한해 경기장 출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어온 여성 경기장 출입 불허 문제가 국제대회 유치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란은 2019년 아시안컵 유치에 도전 중이다.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자 축구가 번성하고 있으나 이란은 여성들의 경기장 출입을 봉쇄하고 있다"고 비난한 것도 한몫을 했다.

외국인 여성들은 이란 축구장을 자유롭게 드나들게 됐지만, 이란 국내 여성까지 적용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카파시안 회장은 외국인 여성 출입 허용을 논하면서도 "국내 여성들의 경기장 출입에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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