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작 전 양팀 감독의 보이지 않는 기싸움은 적잖이 팽팽했다.
한때 성남에서 남 감독과 3년간 한솥밥을 먹었던 선배 김도훈 인천 감독도 한치의 물러남이 없었다. 김 감독은 "나 역시 현역 시절에 광주를 만나서 패한 적이 없다. 특히 개막전에서는 기분좋은 기억이 많다"고 말했다.
나란히 K리그 클래식 감독 데뷔전을 치르면서도 딱히 긴장되는 것은 없다고 입을 모은 두 감독이 경기 전부터 팽팽하게 맞섰던 것처럼 막상 뚜껑이 열리자 '장군멍군'이었다.
챌린지 리그에서 승격한 광주는 끈끈함이 돋보이는 경기였고, 인천은 다잡은 고기를 놓친 경기였다.
인천은 '웃다가 울기'를 2차례 연거푸 했다.
포문은 인천이 열었다. 전반 13분 미드필더 김도혁이 골에어리어 왼쪽에서 베테랑 이천수가 밀어준 공을 받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올 시즌 1호골이었다. 그러나 시즌 1호 선제골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9분 뒤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했다.
인천 문전 혼전 상황에서 광주의 정호정이 슈팅한 것을 인천 수비수 김대중이 오른발로 막아낸다고 했지만 공은 골문으로 굴러들어갔다.
인천은 후반에는 더 땅을 쳤다. 인저리타임 '3분'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나가자 마자 인천 '벨기에 특급' 케빈의 발에서 짜릿한 장면이 터져나왔다.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을 돌파한 케빈이 측면 사각에서 힘겹게 날린 슈팅이 광주 수비수 정준연의 발을 맞고 굴절되면서 추가골로 연결된 것.
다시 인천 홈 구장은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그러나 승리를 확신한 듯한 함성이 채 가지지도 않았는데 찬물이 쏟아졌다.
불과 1분여 뒤 반격에 나선 광주의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GA 정면에 있던 광주 이종민이 인천 수비진이 우와좌왕하는 틈 사이로 밀어넣은 것이 동점골로 연결됐다.
결국 양팀 감독의 K리그 클래식 첫승은 다음기회로 미뤄야 했다.
인천=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