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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61)은 '밀당(밀고 당기기)의 귀재'다. 선수들에게 많은 말을 하지는 않는다. 직접 얼굴을 보고 하는 말은 주로 칭찬이다. 개선할 점은 공식 기자회견이나 인터뷰를 적극 활용한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 도중 태극전사들을 깨운 슈틸리케 감독의 어록을 살펴본다.
슈틸리케 감독은 솔직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는 거침없이 쏟아낸다. 승리는 했지만 졸전으로 여론의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쿠웨이트전(13일)에선 불같이 화를 냈다. "우리는 쿠웨이트전을 통해 두 가지를 얻었다. 한 가지는 승점 6점 확보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더 이상 강력한 우승 후보가 아니라는 것이다." 때로는 언론을 향해 비판을 잘하는 조제 무리뉴 첼시 감독급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17일 호주전을 앞두고 잦은 수비진 변화에 대한 질문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나로서는 해결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곽태휘는 부상이었다. 김주영도 쿠웨이트전 출전이 어려운 컨디션이었다. 몸살도 있었다. 정상 컨디션이 아닌 선수를 기용하란 말인지, 나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고 변화를 많이 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잘할 때는 아낌없이 칭찬했다. 호주전에서의 좋은 경기력으로 3연승을 달리며 8강에 진출한 뒤에는 "중요한건 우리의 것이었다. 투지가 넘쳤다. 이날 모습이라면 앞으로 문제 없을 것"이라며 격려했다. 22일 8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제압한 뒤에도 "내가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은 강한 정신력이다. 희생정신이 강한 팀이다. 조별리그를 끝나고 나서 가장 영향력이 큰 두 명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강한 정신력으로 싸워준 선수들에게 칭찬밖에 해줄 말이 없다"고 했다.
바람대로 55년 만의 우승을 달성한 뒤 슈틸리케 감독은 어떤 어록을 추가할까. 벌써부터 그의 입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시드니(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