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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전]왜 이청용? 45분이면 충분했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10-10 21:49


울리 슈틸리케 신임 감독이 데뷔전을 펼쳤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파라과이를 맞아 A매치 평가전을 가졌다.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남태희(오른쪽)가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천안=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10.10

45분이면 충분했다.

역시 이청용(볼턴)이었다. 제로 베이스에서 출발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전반 45분 만에 사로잡았다.

이청용이 부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이동국(전북)과 손흥민(레버쿠젠)을 선발에서 제외하는 파격 라인업으로 파라과이전의 문을 열었다. 전반 초반 다소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구관이 명관이었다. 공격의 물꼬를 튼 주인공은 이청용이었다.

오른쪽 측면에 선 그는 전반 10여분이 흐른 후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왼쪽과 중앙을 넘나드는 창조적인 플레이로 공격을 이끌며 활로를 개척했다. 섀도 스트라이커 남태희(카타르SC), 김민우(사간도스)와 수시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그가 선 자리가 그의 포지션이었다. 개인기와 스피드, 반박자 빠른 패스가 곁들여 지면서 칼날은 더 예리해졌다. 그가 지나 간 자리에 있는 수비수들은 애를 먹었고, 파라과이의 수비벽이 뚫리기 시작했다.

이청용이 중심을 잡자 남태희와 김민우도 빛나기 시작했다. 전반 27분 첫 골은 3명의 합작품이었다. 이청용이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남태희가 뒤로 흘렸고, 김민우가 해결했다. 6분 뒤 두 번째 골도 이청용이 빚은 작품이었다. 기가막힌 발재간으로 수비수를 따돌린 그는 쇄도하는 이 용에게 연결했다. 이 용의 크로스를 남태희가 문전 오른쪽에서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우려가 있었다. 이청용은 볼턴에서 붙박이 주전이다. 하지만 팀이 2부 리그 꼴찌로 추락하며 그의 플레이에도 의문부호가 달렸다. 지난달 베네수엘라,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도 현란했던 기교는 예전만 못했다.

파라과이전은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전이었다. 이청용도 첫 만남이었다. 그는 "새로운 팀이기에 아시안컵을 대비해서 이번 두차례 A매치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새로운 감독님이 와서 많이 기대된다"며 "우리팀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승리다. 평가전이지만 최선 다해 경기에 임할 것이다. 우리에게 소중한 하루하루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축구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골결정력을 꼽은 것에 대해선 "감독님이 보기에 한국축구가 결정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는 듯 하다. 골결정력에 대해서는 선수들 역시 많이 생각하고 노력하는 부분인만큼 훈련했던 부분이 경기장에서 잘 나타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청용이 선봉에 서 골결정력에 대한 걱정을 털어냈다. 그는 전반전이 끝난 후 14일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 대비, 손흥민(레버쿠젠)과 교체됐다.

이청용은 감독이 바뀌어도 한결같다. 어느덧 대표팀의 기둥이다. 그의 이름 석자는 녹슬지 않았다.
천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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