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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분이면 충분했다.
오른쪽 측면에 선 그는 전반 10여분이 흐른 후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왼쪽과 중앙을 넘나드는 창조적인 플레이로 공격을 이끌며 활로를 개척했다. 섀도 스트라이커 남태희(카타르SC), 김민우(사간도스)와 수시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그가 선 자리가 그의 포지션이었다. 개인기와 스피드, 반박자 빠른 패스가 곁들여 지면서 칼날은 더 예리해졌다. 그가 지나 간 자리에 있는 수비수들은 애를 먹었고, 파라과이의 수비벽이 뚫리기 시작했다.
이청용이 중심을 잡자 남태희와 김민우도 빛나기 시작했다. 전반 27분 첫 골은 3명의 합작품이었다. 이청용이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남태희가 뒤로 흘렸고, 김민우가 해결했다. 6분 뒤 두 번째 골도 이청용이 빚은 작품이었다. 기가막힌 발재간으로 수비수를 따돌린 그는 쇄도하는 이 용에게 연결했다. 이 용의 크로스를 남태희가 문전 오른쪽에서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파라과이전은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전이었다. 이청용도 첫 만남이었다. 그는 "새로운 팀이기에 아시안컵을 대비해서 이번 두차례 A매치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새로운 감독님이 와서 많이 기대된다"며 "우리팀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승리다. 평가전이지만 최선 다해 경기에 임할 것이다. 우리에게 소중한 하루하루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축구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골결정력을 꼽은 것에 대해선 "감독님이 보기에 한국축구가 결정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는 듯 하다. 골결정력에 대해서는 선수들 역시 많이 생각하고 노력하는 부분인만큼 훈련했던 부분이 경기장에서 잘 나타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청용이 선봉에 서 골결정력에 대한 걱정을 털어냈다. 그는 전반전이 끝난 후 14일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 대비, 손흥민(레버쿠젠)과 교체됐다.
이청용은 감독이 바뀌어도 한결같다. 어느덧 대표팀의 기둥이다. 그의 이름 석자는 녹슬지 않았다.
천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