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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그동안 마음 고생이야 말로 다 못하죠."
꼬일대로 꼬인 실타래는 지난달 30일 서울과의 FA컵부터 풀리기 시작했다. 연장전 끝에 2대3으로 패했지만, 얻은 것이 많은 경기였다. 인천은 당시 신예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김 감독은 "경기에 자주 못 나서던 선수, 신예들이 경기에 나섰지만, 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골이 터졌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외국인선수 주앙파울로와 지난시즌 에이스역할을 한 이석현이 나란히 시즌 첫 골을 신고했다. 여기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더했다.
기세는 3일 서울과의 클래식 경기로 이어졌다. 지난시즌 시민구단으로 유일하게 상위그룹에 진출했던 인천의 장점을 모두 찾았다. 정교한 조직력, 탄탄한 수비력, 쉬지 않는 압박, 여기에 인천의 가장 큰 장점인 끈끈함까지. 후반 18분 문상윤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지만, 인천은 숫적 열세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전술 운용을 보여줬다. 무너질 수 있는 고비를 넘기며 감격의 첫 승을 확정지었다. 김 감독은 "상반기 마지막 홈경기라 선수들에게 죽을 힘을 다해 뛰자고 했다. 마음 고생이 심했을 텐데 최선을 다해줘 고맙다"며 "끈끈하고 많이 움직이는 인천의 색깔을 찾자고 했는데 이날 빛을 발했다"고 했다. 지난 2년간 기적의 행보를 이어간 인천. 출발은 한발 늦었지만, 그들의 시즌은 지금부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