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LG의 여름나기, AGAIN 2013?

임기태 기자

기사입력 2014-02-20 14:31


LG 이병규

LG의 관건은 여름나기였습니다. 재작년까지 몇 시즌 동안 LG는 항상 여름에 무너졌습니다. 시즌 초반 호성적을 거두어도 여름에 접어들면서 연패를 거듭해 추락한 이후 회생하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되었습니다.

야구 외적인 돌발 사건이나 팀워크 문제를 LG의 여름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근본적으로 선수층이 얇았습니다. 투수진의 경우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채우기도 어려웠고 불펜에도 확실한 카드가 적었습니다. 베테랑 위주로 구성된 타선은 시즌 중반 이후 체력적인 약점을 노출했습니다.

오랜 기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것도 정신적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여름에 추락하는 패턴이 반복되니 시즌 초반에 승수를 벌어놓아야만 한다는 부담감이 오버 페이스로 연결되었습니다. 여름이 되면 약속이라도 한 듯 집단 슬럼프에 빠져든 것도 시즌 초 오버 페이스와 무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작년 여름 LG는 달랐습니다. 날씨가 더워지자 위닝 시리즈 행진으로 1위 경쟁에 끼어들었습니다. 류제국이 선발 로테이션에 가세해 승수를 쌓았습니다. 주장 이병규가 맹타를 휘두르자 다른 베테랑 타자들도 함께 불타올랐습니다. 부상으로 인해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던 이병규가 5월에나 합류해 체력적으로 여름에 여유가 생긴 것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무엇보다 LG에서 작년 여름 돋보인 것은 신진세력이었습니다. 정의윤, 김용의, 문선재 등 20대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베테랑을 뒷받침했습니다. 손주인, 오지환의 키스톤 콤비는 공수양면에서 짭짤한 모습을 과시했습니다. 베테랑과 신진세력이 앞서거니 뒤서나거니 하면서 LG는 모처럼 두터운 선수층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숙원을 달성했습니다.

스토브리그에서 LG에는 새로운 전력이 가세했습니다. 투수로는 김선우, 신승현, 윤지웅, 야수로는 임재철, 박경수, 백창수 등 작년에 LG에서 뛰지 않았던 선수들이 합류했습니다. 외국인 선수들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미지수이지만 내국인 선수들만큼은 탄탄한 구성을 갖춘 것입니다.

올 시즌 LG는 시즌 초반부터 타 팀들의 집중 견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년과 같이 다크호스로서 조명을 덜 받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편안히 시즌을 치르지는 못할 것입니다. 타 팀들이 승수 쌓기의 제물로 만만하게 보지는 않겠지만 4강 싸움의 상대로서 전력을 다해 LG전을 치를 것입니다.

LG는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작년 이상의 성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1년 농사는 역시 여름에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두터운 선수층으로 무장한 LG가 2013년의 뜨거운 여름을 재연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