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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뜬 리피 감독. '농구황제' 마이클 감독 명언 인용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11-08 17:58



결전이 임박했다.

FC서울은 9일 오후 9시(한국시각) 적지인 톈허스타디움에서 광저우 헝다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 2차전을 치른다. 1차전 결과는 2대2였다.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비겨도 3대3 이상이어야 우승이다. 쉽지 않다. 서울은 '모 아니면 도', 무조건 이겨야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다는 각오다.

광저우의 수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65·이탈리아)이 일전을 하루 앞둔 8일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내일 누가 챔피언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경기다. 90분이 남아 어떠한 일도 일어날 수 있다"며 "우리는 모든 준비가 됐고, 부상 선수들도 전원 복귀했다. 서울을 존중하지만 우리 자신을 믿고 우승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의 길을 갈 것이다. 홈팬들의 성원도 우리에게는 큰 이점"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양 팀 사령탑의 명성만 놓고 보면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다. 리피 감독은 유럽챔피언스리그(1996년·유벤투스)와 월드컵(2006년 독일·이탈리아)을 제패한 세계적인 명장이다. 그는 지난해 5월 이장수 감독의 바통을 넘겨받아 광저우 헝다의 지휘봉을 잡았다. 중국 리그에서 2연패에 성공했고, 어느덧 아시아의 정상을 노리고 있다. 그의 연봉은 1100만유로(약 16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최용수 서울 감독(42)은 이제 막 발을 뗐다. 지난해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사령탑에 올랐다. 감독 첫 해인 지난해 K-리그를 정복했다. 서울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올초 3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감독으로는 첫 ACL 출격에서 피날레 무대까지 올랐다. 재계약이 이뤄졌지만 올해 그의 기본 연봉은 2억5000만원이다. 160억원과 2억5000만원의 대결이다. 리피 감독은 "큰 압박감은 없다. 우승을 향한 열정이 있을 뿐이다. 난 광저우를 1년 반동안 이끌었고, 팀도 많이 성장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며 만족해 했다.

유럽에서의 성공과 ACL 우승에 대해서는 "큰 차이가 없다. 챔피언의 자리는 어디에서나 똑같다. 물론 국가대항전인 2006년 월드컵 우승과는 차이가 있다"라고 했다. 기자회견장은 100여명이 운집한 중국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중국의 한 기자가 '리피라는 단어가 챔피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며 짖궂게 질문하자 감췄던 미소를 마침내 드러냈다. 싫지 않은 눈치였다. 그는 "현재까지 나의 경력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성공 이면에는 실패도 있었다. 마이클 조던은 400승을 거뒀지만 300번이나 졌다고 했다. 또 9000번 넘게 슛을 미스했다고 하더라. 나도 마찬가지다. 실패가 있어고. 늘 다시 일어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내일 경기는 꼭 성공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두 팀의 내국인 전력에 대해선 "두 팀 모두 강하고 조직력이 뛰어나다. 두 팀 모두 각각 50%의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우리 선수들은 모두 신체적, 정신적으로 준비됐다. 우리의 성공은 결국 중국 축구에 긍정적인 일이 되는 것이다. 그라운드에서 팬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광저우(중국)=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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