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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24·볼프스부르크)을 가르친 지도자들의 공통적인 칭찬이 있다. "멘탈에 있어서는 가르쳐 본 선수들 중 최고다."
여기에 한가지 더 칭찬받을 부분이 있다. 갑작스러운 포지션 변경에도 불구하고 경기력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헤킹 감독은 '강호'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하기 위한 '깜짝 카드'로 구자철을 오른쪽 날개로 기용했다. 수비력이 좋은 얀 폴락과 루이스 구스타보가 더블볼란치(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고, 수비 가담이 좋은 구자철을 측면으로 기용해 상대의 공격력을 무마시키겠다는 의도였다. 지난 시즌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주 포지션이었다고는 하나 구자철에게 오른쪽 날개는 오랜만에 뛰는 위치였다. 초반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적응에 성공했다. 구자철은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높은 공헌도를 보였다. 실수를 만회해야 한다는, 낯선 포지션에 대한 두가지 부담감을 보기 좋게 뛰어넘었다.
구자철은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현지 언론도 구자철에 팀내 최저인 평점 5점을 줬다. 그러나 평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경기였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몫을 할 수 있는 빼어난 정신력과 헤킹 감독의 신뢰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바이에른 뮌헨전은 의미가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